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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간 청문회 끄떡없는 68세 힐러리 “요가 덕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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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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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오른쪽)이 24일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정치자금 모금행사 ‘제퍼슨 잭슨 디너’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선 팝스타 케이티 페리가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디모인 AP=뉴시스]

대세론을 재점화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난주 11시간의 하원 청문회에서 예상치 못한 부수입까지 챙겼다. 하원의 ‘벵가지 사건 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공화당 의원들의 십자포화를 이겨내며 청문회 승자가 된 것은 물론이고 강철 체력을 과시해 복병이었던 ‘나이 논란’을 일축하는 효과를 거뒀다.

WP “인상적 체력” 나이 논란 일축
공화당 십자포화에도 안 흔들려

 26일로 68세 생일을 맞은 클린턴(1947년생) 전 장관을 놓고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게일 콜린스는 “클린턴 전 장관이 벵가지 청문회에서 지구력으로 나라를 놀라게 했다”고 썼다. “11시간의 청문 시간은 기록에 근접할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22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시작된 청문회는 오후 9시에야 끝났다. 중간 정회 시간을 제외해도 8시간을 넘겼다. 클린턴 전 장관은 청문회 내내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공화당 의원들의 공세에 말려들어 발끈하는 실수도 하지 않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청문회장을 빠져나가면서 “요가가 (체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68세가 되는 클린턴 전 장관이 인상적인 체력을 보여줬다”며 “진지하면서도 위엄을 갖춘 모습을 보여줘 청문회장을 존재감으로 채웠다”고 호평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청문회 다음 날엔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서 테리 매콜리프 버지니아 주지사와 함께 장외 유세를 펼치는 선거 일정을 소화했다. CNN은 “청문회에서 공화당의 공세에 분노나 좌절을 드러내지 않고 침착한 어조로 답변했다”며 정신적 통제력을 평가했다.

 그간 클린턴 전 장관 진영은 나이가 숨은 고민거리였다. 클린턴 전 장관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뒤 대선에서 승리하면 2017년 1월에 취임한다. 이때는 70세가 되는 해다. 나이로 따지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취임 때 69세11개월)에 이은 역대 두 번째(69세3개월)의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공화당의 마코 루비오(44) 상원의원은 “어제의 후보가 미국을 어제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고 클린턴 전 장관을 몰아 세우며 세대교체론 선거운동을 벌여왔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만든 공화당의 전략가 칼 로브는 “클린턴 전 장관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재선하면 77세까지 간다”는 주장까지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클린턴 전 장관이 2017년이 될 때 그 나이의 미국 여성의 기대수명은 17년은 더 산다”며 단순한 나이 제기를 비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미국 역사상 가장 젊은 여성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유머로 받아넘겼다. 그럼에도 클린턴 전 장관 측은 결국 지난 8월 “미국 대통령으로 봉사하기에 적합하다”는 주치의 의견이 담긴 건강진단서를 공개했다.

 이번엔 클린턴 전 장관이 청문회를 버티는 체력을 보여주며 나이 문제를 수면 아래로 밀어 넣었다. 콜린스는 NYT 칼럼에서 “82세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은 개인 트레이너를 두고 일상적으로 팔굽혀펴기를 한다”며 달력 나이를 문제 삼는 데 대해 반박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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