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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중국인이 자녀 둘 낳으면 누가 돈 벌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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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용품 업체들의 눈이 베이징(北京) 징시(京西)호텔에 집중되고 있다. 26일 이 곳에서 개막하는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8기 5중전회) 때문이다. 이들이 딱딱한 중국 최고 정치행사인 5중전회를 주목하는 이유는 이 행사에서 ‘1자녀 정책’의 폐지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2일 “5중전회에서 ‘1자녀 정책’의 폐지가 본격적으로 공론화할 가능성이 높고 이르면 내년부터 다자녀 출산이 전면 허용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빠른 노령화 속도를 늦추려면 다자녀 출산이 유일한 대책이기 때문이다.

2014년 현재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인구는 2억1200만명에 달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2050년이면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이 현재 15.5%에서 35%까지 늘어날 것이란 내용이다. 이 전망이 현실화하면 중국은 인구 3명 중 1명이 60세 이상 노인이 된다. 인구 노령화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생산둔화,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급격한 인구 증가를 방지하기 위해 1983년부터 시행한 ‘1가구 1자녀’ 정책의 폐지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유아용품 업체에게 있어서 1자녀 정책의 폐지는 새로운 사업 확장 기회다. 중국 인구발전연구센터는 다자녀 출산이 허용될 경우 시행 첫해 1143만명, 2년차에 2001만명, 3년차에 1430만명, 4년차에 1143만명의 아이가 추가로 출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중국의 연간 평균 자녀 양육비는 7728위안(약 140만원)이다. 시행 첫 해에만 15조6000억원의 유아용품 내수시장이 새롭게 열린다. 중국의 연평균 자녀 양육비 증가율이 12.7%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책 시행 4년차까지 매년 31조원, 25조원, 22조원의 유아용품 시장이 새로 탄생한다. 한국 유아용품 시장규모가 연 27조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에 매년 국내 유아용품 시장이 하나씩 더 생기는 셈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중국 유아용품 시장에 진출했거나 중국 업체와 협약을 체결한 국내 유아용품 업체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에 해당하는 종목으로 매일유업, 아가방컴퍼니, 쌍방울, 보령메디앙스, 제로투세븐을 추천했다.

제로투세븐은 유아복 알로앤루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국에 25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매일유업은 제로투세븐의 모회사이자 중국으로의 분유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아가방컴퍼니는 중국 내에 백화점 600여개를 보유한 최대 유통업체 랑시가 최대주주이며 자사 브랜드인 아가방, 에뜨와, 디어베이비 등을 중심으로 중국 사업을 확장 중이다. 쌍방울은 중국 3대 유아용품 브랜드 베베숑(Baby Bear)의 공식 납품업체인 청도캐리과학무역사업유한공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보령메디앙스는 유아용품 브랜드 B&B의 중국 시장 인지도 및 매출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알리바바 티몰(T-mall)에서 월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박진석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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