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뉴욕시는 '쥐와의 전쟁'…"쥐가 '안녕하세요' 인사할 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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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시가 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쥐와의 전쟁'을 벌이는 뉴욕시청은 쥐들이 먹이를 공급 받는 지하철역 쓰레기통을 없애고 거리나 음식점의 쓰레기통을 쥐가 갉아먹을 수 없는 철제로 교체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19일 보도했다.

올 들어 이달 중순까지 뉴욕시 민원 신고전화(311)로 접수된 쥐 신고는 지난 2년간 연 평균(2만4000건)을 넘었다. 올해 쥐 피해 신고가 늘어난 건 지난 겨울 폭설로 시내 도로변에 버려진 쓰레기가 제대로 치워지지 않으며 쥐들이 번식했기 때문이다. 맨해튼 어퍼웨스트사이드에 사는 노라 프렌티스는 "근처 공원에 쥐떼가 200여 마리 사는 것 같아 몇 번이나 신고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스캇 스트링거 뉴욕시 감사원장은 “뉴욕시 보건 공무원들이 지난 2년간 쥐 피해 신고에 더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지하철을 담당하는 도시교통국이 청소를 정기적으로 하지 않은 탓에 쥐떼들이 번성했다. 당장이라도 '안녕하세요, 감사원장님'하고 쥐가 인사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시청 내 쥐 퇴치 전담부서는 직원을 12명에서 50명 정도로 늘렸다. 이들은 연 300만 달러(34억원)를 써 쥐 박멸에 나서고 있다. 뉴욕시의 노후 건물과 111년 된 지하철 등은 쥐들의 서식처가 돼 왔다. 컬럼비아대는 840만명 인구의 뉴욕시에 200만 마리의 쥐가 서식하는 걸로 추산했다.

최근 유튜브에는 자기 몸보다 큰 피자 조각을 끌고 뉴욕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는 '피자 쥐'와 비둘기를 공격하는 쥐 동영상 등이 돌고 있다. 뉴욕시 보건과의 쥐 담당관 캐럴라인 브래그던 팀장은 "도로변의 쥐 개체 수를 종합해 '쥐 지수' 통계를 마련하고 쥐가 많이 출몰하는 빌딩을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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