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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송 간 김무성, 박근혜 대통령과 화기애애...해빙무드?

중앙일보

입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3일 서울공항을 찾아 미국 순방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을 배웅했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만난 건 지난 5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9회 한인의 날 기념식’ 이후 8일만이다. 당시 행사 땐 악수도, 대화도 없었다. 하지만 이날은 김 대표가 “잘 다녀 오시라”고 인사를 건넸고, 두 사람은 환하게 웃으며 서로 손을 잡았다. 배석자들은 “웃음이 끊이지 않는 분위기에서 꽤 긴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집권 여당 대표가 순방에 나서는 대통령을 환송하는 건 관례이지만 김 대표의 이날 행보는 주목을 받았다. 최근 내년 총선 공천 룰을 둘러싸고 김 대표와 청와대-친박계가 갈등을 표출한데다 지난달 박 대통령의 유엔 순총회 참석 당시엔 출입국 때 모두 김 대표가 공항에 나가지 않아서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그간 외국에 가실 때마다 나갔는데, 지난번엔 특수한 사정이 있어서 못 갔을 따름”이라고 말했다. ‘특수한 사정’과 관련, 주변 인사들은 “당시 둘째 사위의 마약 문제에 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어 스스로 공항에 나가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 귀국 때 공항에 나가지 않은 것에 대해선 “밤이나 새벽에는 안 나가는 게 관례”라고 했다.

이날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간의 만남을 두고 당 내에선 당청간 해빙 무드가 조성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김 대표는 지금껏 대통령과 각을 세우려 한 적이 없다”며 “국정교과서 문제에 앞장서는 것만 봐도 얼마나 청와대와 보조를 맞추려 하는지 알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다만 공천 룰 다툼에 대해선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일부 친박계 인사의 수용하기 어려운 지분 요구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와 친박계를 분리해서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친박계가 공천룰을 만들 특별기구 위원장으로 적극 추천하는 이주영 의원 카드에 반대하고 있다. 한편, 이주영 의원은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공천룰이 만들어져야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공천기구 위원장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천룰 다툼을 벌이고 있는 김대표 측과 친박계 간의 타협가능성이 커졌다.

◇박 대통령, “달 탐사도 한미 함께”=박 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오는 18일 귀국하는 3박6일 일정이다. 14일 오후(현지시간)엔 메릴랜드 주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한다.정부 관계자는 “순방에서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달탐사 계획 등에 대한 협조를 미국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가영ㆍ안효성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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