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넥센 양훈 "다음 등판 때는 많은 이닝 소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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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일간스포츠]

"6회를 마무리 하지 못한 게 제일 아쉽다. 다음에는 많은 이닝 소화하겠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오른손 투수 양훈이 가을야구에서 빛나고 있다.

양훈은 10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5와3분의1닝 5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준플레이오프 제1선발로 나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1회에는 2사 후 볼넷 2개와 1피안타로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후 묵직한 직구와 포크볼과 슬라이더를 섞어 두산 타선을 요리했다. 양훈은 역투했지만 한계투구 90개에 이르러 6회 1사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11일 2차전으로 앞두고 잠실구장에서 만난 양훈은 "6회를 다 마무리하지 못한 게 제일 아쉽다. 내가 일찍 내려오는 바람에 불펜 소모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진 것만 기억난다"며 고개를 숙였다. 넥센은 연장 10회 말 두산 박건우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3-4로 졌다.

양훈이 올 시즌 가을야구에서 활약할 거라는 예상은 드물었다. 그는 지난 4월 한화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 된 후,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넥센 특유의 체계적인 웨이트 프로그램을 따라 열심히 했지만 언제 마운드에 오를지 알 수 없었다. 양훈은 "처음 넥센에 와서는 적응이 어려웠다. 서울 생활도 낯설었다. 트레이드 된 다른 선수들이 잘해주는데 나만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서 조바심이 났다"며 "사실 올 시즌에는 복귀가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포스트시즌에서 뛸 수 있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양훈은 이제 넥센의 필승카드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양훈 구위가 최근 좋다. 믿을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양훈 스스로도 한화 시절보다 더 나아진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구단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따라 훈련을 열심히 했는데 슬라이더 각이 더 좋아졌다. 공을 던질 때 팔 각도가 높아졌다. 의식하지 않는데 자연스럽게 폼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양훈의 가을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어제 경기 끝나고 부모님이 '고생했다'고 문자를 보내주셨다. 다음 등판 때는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해 팀 승리를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잠실=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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