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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온스틸, 중국서 대약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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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 유니온스틸 장쑤성 우시공장에서 직원들이 표면처리된 냉연제품을 포장하고 있다.

"중국 사업을 통해 연합철강의 옛 명성을 되살리겠습니다."

지난 16일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에 있는 유니온스틸(옛 연합철강) 냉연공장. 첨단 설비를 갖춘 공장 곳곳에는 중국인 근로자들이 활기 찬 표정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8년 전 유니온스틸이 인수한 이 공장은 유니온스틸의 경영권 분쟁으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겨우 돌아가는 그런 곳이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동국제강이 유니온스틸의 확실한 주인이 됨으로써 공장 증설 작업이 시작됐다. 45만t 생산 규모였던 이 공장은 제 2공장 증설로 100만t 규모로 늘었다. 직원도 처음엔 50명 안팎이었으나 지금은 400명 가량 된다. 유니온스틸 중국법인의 홍재덕 부장은 "오랜 경영권 분쟁으로 그동안 공장을 제대로 경영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달라졌다"면서 "앞으로 적극적인 설비투자와 경영 혁신으로 중국 내 고부가가치 철강재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온스틸이 중국에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8년 간의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 지은 연합철강은 지난해 사명을 유니온스틸로 바꾼 데 이어 설비 증설을 통해 사업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유니온스틸은 지난해 10월 장쑤성 쟝인(江陰)시에 유니온 스틸차이나(USC)라는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연산 55만t 규모의 철강재 표면처리 공장을 준공하기도 했다. 유니온스틸이 국내와 중국에서 총 300만t의 철강재 생산 체제를 갖춤으로써 동국제강과의 시너지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동국제강의 판매망을 통한 공동판매와 공동 원자재 구매도 이뤄지고 있으며 양사 간 인력 교류도 시작됐다. 동국제강그룹은 앞으로 5년간 MBA(경영학 석사)급 인재 100명을 육성하는 'M100 프로젝트'를 추진할 방침이다.

◆ 중국 사업 늘린다=유니온스틸 김상옥 사장은 "앞으로 중국 사업의 비중을 더 넓힐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컬러강판과 아연도금강판으로 중국 내수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내 철강회사들이 값이 싼 철강재 생산을 늘리고 있지만 고급 강판재는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원자재를 구하기 어려운 데다 위안화 절상 가능성도 크다. 유니온스틸차이나 판매본부 고영철 총경리는 "8년 간의 중국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유니온스틸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분쟁 마무리 후 사업 확장=1962년 고 권철현씨가 창업한 연합철강은 85년 동국제강에 인수된 후 오랜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연합철강은 설비투자와 사업확장을 위해 증자를 시도했지만 2대 주주인 권철현씨가 제지하면서 번번이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74년 국내 기업 최초로 수출 1억불을 달성하기도 했던 연합철강의 명성은 쇠퇴해 갔다. 권철현씨가 2003년 타계한 뒤 그의 아들인 권호성 중후산업 회장이 지난해 자신의 연합철강 지분을 동국제강에 매각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매듭됐다. 이후 동국제강은 유니온스틸에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우시(장쑤성)=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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