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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윤리원칙 가진 기업이 가장 강한 기업이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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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100년이 넘은 장수기업. 전세계 화장품 업계 부동의 1위.

랑콤·키엘·비오템·슈에무라·입생로랑 등 무려 32개의 유명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를 거느린 ‘뷰티공룡’ 로레알그룹의 고민은 이미 시작됐다.어떻게 더 살아남을 것인가. 어떻게 왕좌를 지켜나갈 것인가.

장 폴 아공(59·사진) 로레알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본지 인터뷰에서 “21세기 기업은 무엇보다도 존재의 의미를 가져야 한다”며 “향후 50년은 명확하고 강력한 윤리 원칙을 가진 기업이 가장 강한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윤 창출은 더 이상 기업의 유일한 목표가 아니며 기업의 역할이 확실하게 바뀌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최근 7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1위(2015년 상반기 판매량 기준) 자동차메이커 폴크스바겐그룹이 배출가스 조작이란 ‘거짓말’로 한 순간에 휘청이는 것을 볼 때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아공 회장이 강조하는 기업의 역할은 ‘완전한 사회 구성원’이다. 기후 변화, 자원 부족, 양극화 등 최근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위기들을 풀어나가는 데 기업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는 뜻이다.

그는 “큰 기업이 움직일수록 그 효과의 시너지는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믿는다”며 “높은 윤리적 기준을 가지고 공동의 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결국 회사의 수익 창출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세계 130개국에 진출한 로레알의 전사적 목표는 ‘공유뷰티(Sharing Beauty With All)’다. 지금까지 고객의 외모를 빛나게 해 주는 화장품으로 ‘미(美)’를 추구해왔다면 앞으로는 환경적·사회적 문제를 개선하면서 소비자들과 지속가능한 아름다움을 나누겠다는 의지다. 로레알은 5년 뒤인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물 소비량, 포장 등 폐기물 양을 2005년 대비 60%까지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화장품 제조 공정부터 설비·투자, 심지어 제품 성분까지 모든 것을 이 목표에 맞춰 검토하고 있다. 아공 회장은 “공유 뷰티는 모래 위에 선을 긋는 것 같은 공허한 목소리가 아니다”라면서 “기업은 물론 고객·시민·협력사·국가 등 모든 이해 당사자를 위한 ‘사회적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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