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죄송해요, 마늘은 드릴 수 없어요"

미주중앙

입력

기사 이미지

마늘값이 크게 올랐다. 세계 최대 마늘 생산국인 중국에서 수입되는 깐마늘의 통관심사가 엄격해지면서 일시적으로 공급이 줄어든 탓이다. 사진은 LA한인타운 마켓에 진열된 마늘 등 야채코너 모습. 김상진 기자

"마늘값이 올라도 너무 올라서 당분간 구이용 마늘은 못 드려요."

LA한인타운 고깃집에 마늘이 사라졌다. 마늘 가격이 '맵게' 올랐기 때문이다.

LA지역 한 바비큐 업소 측은 "웬만하면 손님들에게 깐마늘을 제공하고 싶지만 터무니없이 가격이 올랐다. 깐마늘 가격이 내리기만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인마켓에서 깐마늘 시세를 조사한 결과, 마늘 한 팩(5파운드)이 평균 13.99달러까지 판매되고 있다.

마켓 관계자들에 따르면 깐마늘 가격은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한 박스(30파운드)에 20달러선 이였지만, 최근 70달러까지 폭등했다. 무려 3배 이상 오른 셈이다. 이 정도면 거침없는 상승세다.

이번 가격 상승은 2년 전쯤에 일어났던 마늘 파동과 같은 이유다. 업계 관계자들은 "세관 문제"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마늘 생산국인 중국에서 들어오는 깐마늘이 롱비치항에서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 한인 야채 바이어는 "미국세관의 통관심사가 엄격해지면서 물류적체로 이어지고 있다"며 "일부는 미국 측이 자국 농민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외 농산물 수입을 제한하는 것으로도 풀이했다. 중국산 수입물량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미국산 마늘가격을 현실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현재 남가주 지역에서 중국산 마늘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는 4~5곳으로 모두 중국계 업체다. 이와 함께 중국 공휴일이 여러 번 겹치면서 공급량이 일시 부족해진 현상도 있다.

농산물 식재료 전문지인 '더프로듀스 뉴스(The Produce News)'에 따르면 미국에서 연간 소비되는 3억 파운드의 마늘 가운데 절반 가량이 중국산이다. 가주의 경우 멕시코 국경 인근의 바하캘리포니아에서도 일부 재배된다.

마늘 유통업자인 폴 아우어바흐씨는 "미국 내 마늘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자체 생산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마늘 수입이 강세(Strong)인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올해 수입되는 중국산 마늘 물량이 그대로 미국시장에 풀릴 경우 마늘 재배업자들에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마늘 만이 아니다. 마켓에서는 파, 배추, 사과 등 대부분 농산물 가격도 일제히 상승했다.

한인마켓에서 판매되는 배추는 주로 가주와 시애틀에서 재배된 상품이다. 하지만 올해는 시애틀 지역 작황이 좋지 않아 배추 가격이 크게 올랐다.

현재 배추는 도매가 기준으로 39.50달러(50파운드)다. 이전에 10달러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4배나 뛰었다.

파도 10달러 선(48개 묶음·도매가)이었지만 현재 22~25달러나 한다.

이성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