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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커뮤니케이션 시대 … 제 2, 3 인스타그램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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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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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혁신 기업인’들은 머릿속에 산업의 미래 모습을 그리며 ‘기회 포착’을 준비하고 있었다.

[혁신 기업인들에게 묻다] 미래의 산업 모습은
2020년엔 디지털 정보량 10배 … 데이터 관리가 기업 운명 좌우
2018년 자율주행차 등장하고 친환경차 2008년 1% → 2020년 6%

 # 디지털화는 신산업의 저수지

 먼저 인터넷 발달을 등에 업고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전자상거래분야 최고경영자(CEO)들은 향후 수많은 스타트업(start-up·신생 벤처)의 출현을 기대했다.

 2010년에 설립된 SNS업체인 인스타그램은 영상 소통이라는 획기적인 방식으로 성공한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세계 3억 명이 넘는 월 활동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창업자인 케빈 시스트롬(32)은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으로의 변화는 패션에서부터 음악 및 광고까지 모든 산업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인스타그램과 같은 스타트업의 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마윈(51) 알리바바 회장은 “인터넷과 빅데이터 컴퓨팅 기술, 모바일 테크놀러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에 따르면 올해 세계 인터넷 사용자 수는 인구 72억명 중 42%인 30억명에 달한다. SNS 역시 26%인 19억명이 이용하고 있다. 인터넷 인구의 증가에 따라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난해 1조6000억 달러(약 1879조원)에서 2020년 3조4000억 달러로 해마다 15%씩 확대될 전망이다.

 독일의 전기·전자화 기업인 지멘스는 데이터의 디지털화를 자기 사업 영역에서 주요한 변수로 잡았다. 조 케저(58) 회장은 “2020년까지 디지털 정보량은 10배로 늘어난다”고 확신했다. 넘치는 데이터를 잘 관리해 여기에서 얻는 정보로 현실의 문제를 처리하느냐가 기업의 명운을 좌우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물류기업인 프랑크 아펠(54) 도이치포스트 DHL 회장과 ‘유니클로’ 브랜드로 유명한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야나이 다다시(66) 회장 역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를 가지고 각자의 산업에서 효율화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아펠 회장은 물건을 나르는 사원들이 운송루트와 같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고 움직일 수 있는 안경을 씀으로써 시간과 비용, 지구온난화까지 줄일 수 있는 물류기업의 핵심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봤다.

 # ‘IT 비빔밥’과 ‘친환경’이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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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의 주제는 ‘모빌리티 커넥트(mobility connects)’였다.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주변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개인 스마트폰과 연동되기도 하는 IT와 기계공학의 비빔밥처럼 발전하는 현상을 표현한 것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카롤로스 곤(61) 회장은 이런 분위기로 인해 자율주행차 시대의 도래가 피할 수 없는 자동차업계의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2018년에는 인간의 간섭 없이 자율적으로 차선을 변경하는 차의 출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곤 회장의 언급처럼 자동차업계의 기술 발전 뿐 아니라 이런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각 국가의 자동차 관련 법규의 차이가 중요한 변수로 나타나는 상황이다. 이런 변화를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60) 회장은 ‘모두가 누리는 가치의 창출’이라고 정의했다.

또 마힌드라 회장은 자동차업계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규제 문제를 잘 살펴야하다고 조언했다. 그의 말처럼 그동안 디젤 엔진 기술력을 앞세웠던 독일 BMW가 대중적인 전기차인 i3을 내놓고 고급형인 i8까지 선보였다. 수소연료전지차와 플러그인(충전식) 하이브리드 기술 역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HS에 따르면 이런 친환경차는 2008년 세계에서 약 50만대가 팔렸다. 지난해는 약 200만대가 팔렸고, 올해는 25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친환경차의 비중은 2008년 1% 미만이었으나 2020년에는 6%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의 화두 역시 친환경이다. 유럽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의 파브리스 브레지에(54) 회장은 “친환경적인 해결책을 고안해내는 것이 우리의 우선적인 과제이고, 사업의 성장률에 주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 신산업은 ‘소비자 욕망’에서 나온다

 소재 기업으로 정평이 난 미국 고어&어소시에이츠의 테리 켈리(54) 대표는 ‘융합’을 중요한 산업 트렌드로 전망했다. 의류뿐 아니라 의료기구까지 소재의 융합을 통해 무궁무진한 새로운 소재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이 시장의 전망 또한 밝을 수 밖에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다만 어떤 종류의 소재가 필요한지 변하는 환경 속에서 니즈(needs)를 재빠르게 잡아내는 능력이 우선돼야만 성공하는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판단했다.

 촬영용 카메라로 시작했지만 의료장비인 내시경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올림푸스는 렌즈 분야에서 이런 소비자의 니즈를 잘 활용한 사례다. 사사 히로유키(59) 대표는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소비자의 바람에 부응하는 의료기술의 발달을 예고했다.

 암 치료제도 발전을 거듭해 머지 않아 치료를 받는데 고통스러운 방식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버 바이오제약사인 스위스의 로슈를 이끄는 세베린 슈완(48) 회장은 기존의 암 치료방식과는 다른 면역항암제의 상용화가 5년 정도 후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 세포만을 죽이는 방식이어서 한 번 치료를 받으면 같은 종류의 암에 다시 걸리는 걸 막을 수 있다.

정리=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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