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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국가 비결은 개방·다문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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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7일 서울 이태원초등학교에서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어울려 놀고 있다. [강정현 기자]

한국을 잘 아는 외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은 한국의 가장 큰 매력으로 ‘전통과 현대 문화의 공존’을 꼽았다. 본지와 경희대는 주한 외국대사 10명과 해외석학 14명을 e메일 인터뷰했다. 이들이 말하는 한국의 매력 1위는 문화(35.9%)다. 2·3위로는 경제성장(23.1%)과 과학기술(20.5%)을 선택했다. 클레어 펀리 뉴질랜드 대사는 “진화하는 전통과 역동적인 대중문화가 한국의 매력”이라며 “특히 K팝을 좋아하는 청년들에게 (한국 문화는) 더 넓은 세계를 보여주는 창이다”고 말했다. 에이미 맥레넌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도 “한국은 다양성과 창의성을 갖춘 강력한 문화유산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력 코리아 리포트]
과거 인종 학살 벌인 독일
지금은 “난민 도와야” 88%
준법·관용 시민교육의 산물
“다름 받아들이는 개방정신 … 한국 더 매력 있게 만들 것”

 이들은 “한국이 더욱 매력적인 나라가 되기 위해선 개방적인 자세와 다문화적 감수성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윌리엄 패터슨 호주 대사는 “국가 차원에선 개방성을 추구하지만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기업에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 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그레그 램버트 미국 시러큐스대 교수도 “인종적 편견과 다른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의 저자 임마뉴엘 페스트라이쉬(미국 하버드대 박사)는 “한국에 필요한 건 ‘다름’을 받아들이려는 개방·관용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본지가 경희대와 공동으로 시민 3068명에게 설문 조사해 보니 매력시민의 핵심 요건은 준법정신(25.6%)과 관용(14.4%)이었다. 사회질서를 지키는 시민의식과 ‘다름’을 받아들이는 개방성이 매력국가가 되는 전제 조건이다.

 설문 조사 결과 가장 매력적인 시민을 가진 나라는 독일이다. 81년 전 90%의 찬성률 로 총통이 된 히틀러는 폐쇄적 민족주의로 홀로코스트와 같은 인종 학살을 감행했다. 하지만 독일은 달라졌다. 최근엔 시리아 난민을 적극 수용하는 포용국가로 변신했다. 지난 4일 독일 공영 ARD방송 조사에서 독일 시민의 38%가 난민 폭증을 두렵게 여겼지만 88%는 그럼에도 난민을 도와야 한다고 답했다. 정진영 경희대 부총장(국제관계학)은 “독일 시민들의 관용정신이 메르켈 총리를 움직였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다양성과 관용을 중시하는 시민교육의 산물이다. 전쟁 후 독일은 초·중·고교와 성인 대상의 연방교육원에서 시민교육을 시작했고 통일 이후엔 ‘다양성’ 교육을 강조했다. 2000년대 엔 이슬람 문화 등 다문화 교육을 실시한다. 램 크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통일의 관점에서도 공존과 배려는 중요하다. 통일한국은 독일처럼 평화를 통해 번영해 나가는 또 다른 성공 스토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경희대 공동 기획

◆특별취재팀=윤석만·남윤서·노진호·정종훈·백민경 기자, 김다혜(고려대 영문학과)·김정희(고려대 사학과) 인턴기자 sam@joongang.co.kr
◆경희대 연구팀=정진영(부총장)·정종필(미래문명원장)·지은림(교육대학원장)·김중백(사회학)·이문재(후마니타스칼리지)·이택광(문화평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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