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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영업이익 17% 줄었는데 현대차 노조는 파업 초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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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조합원이 4만7000여 명에 달하는 현대차 노조가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27일 사측과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결렬을 선언한 데 이어 31일과 1일 울산공장 문화회관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연이어 열고 쟁의발생을 결의했다.

 쟁의발생 결의가 이뤄짐에 따라 현대차 노조는 조만간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는 등 합법적인 파업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중앙노동위가 조정기간인 10일 내에 ‘노사 간 견해차가 커 조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 현대차 노조는 법 테두리 안에서 파업을 할 수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와 별도로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파업 찬반 투표도 실시할 계획이다. 역시 파업 정당성 확보를 위해선 빼놓을 수 없는 절차다. 현대차 노조가 예정대로 파업을 강행한다면 2012년 이후 4년 연속 파업을 벌이게 된다. 현대차 노조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동안 파업을 하지 않았었다.

 현대차 노사 양측은 6월 초부터 지난달 27일까지 22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임금 15만9900원(기본급 대비 7.84%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한 완전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국내 공장 신·증설 검토와 해외 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맞서고 있다. 문제는 현재 현대차가 맞닥뜨리고 있는 경영환경이 노조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만큼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17.1% 줄어든 3조33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도 전년보다 1.4% 감소한 43조7644억원이었다. 특히 자동차 판매 대수는 국내와 해외 모두에서 줄었다. 내수에서는 전년 동기보다 3% 줄어든 33만5364대를, 해외에서는 3.2% 축소된 208만413대를 각각 팔았다.

 현대차뿐 아니라 최근 극심한 불황 속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조선업계 역시 파업 대열에 합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당장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4일 2차 부분파업(4시간)에 돌입한다. 부정적인 여론이 압도적이지만 파업에 참가하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인센티브 지급안도 지난달 31일 통과됐다.

한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조선업계 ‘빅3’를 비롯해 현대미포조선과 성동조선해양 등 총 8개 업체가 참가하는 ‘조선업종 노조연대’도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업계 최초로 추진 중인 ‘공동파업’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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