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기자 리포트] 초2 때부터 아나운서 꿈꿨죠 쉽고 친근하게 뉴스 전하고 싶어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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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음은 어떤 직업을 설명하는 걸까요. 단정한 정장 차림에 도시적인 이미지, 신뢰감을 주는 억양과 정확한 말투. 앗! 벌써 여기저기서 정답을 말하는 친구들이 있네요. 맞아요. 뉴스는 물론 예능 프로그램까지, 최근 종횡무진 방송계를 누비며 활동하는 아나운서입니다. 이번 주 소중에서는 MBC 뉴스데스크 배현진 아나운서를 만나 아나운서가 되기까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소영 학생기자(오른쪽)를 만난 배현진 아나운서는 "입사 시험에 계속 낙방할 땐 힘들었지만 꾸준히 도전해 꿈을 이룰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아나운서는 방송국에서 어떤 일을 하나요.

"아나운서가 되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따라서 라디오 DJ, 쇼 MC, 뉴스 앵커처럼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그중에서 저는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고 있어요. 뉴스 앵커는 ‘어떻게 하면 기자들이 취재해 오는 소식들을 쉽고, 듣고 싶게 만들까’ 연구해서 뉴스를 재미있고 쉽게 이야기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아나운서를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아나운서가 꿈이었어요. 학창시절에는 청소년기자로서 글을 쓰고, 다양한 책과 신문을 꾸준히 읽는 등 관련 활동을 많이 했죠.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실질적인 공부와 준비는 대학교 때부터 했고요.”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은요.

"사람은 적게 뽑는데 하고 싶은 사람이 많아서 힘들었죠. 경쟁률이 높다 보니 입사 시험에서 자꾸 떨어지고요. 2008년 MBC에 입사하기 전까지 7번 정도 떨어졌어요. 그때마다 자존감이 무너지고 ‘내가 그다지 매력적인 사람이 아닌가?’, ‘내 가치가 별로인가?’하는 생각이 나서 힘들었어요. 그래도 실패할 때마다 실망하고 좌절하기보다 실패한 원인을 찾아 고쳐나갔어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요.”

―초등학교 2학년이면 어린 나이인데, 어떻게 아나운서의 꿈을 가지게 됐나요.

"어릴 적에 부모님과 함께 뉴스를 보는데, 대한민국 최초 뉴스데스크 여자 앵커인 백지연 전 아나운서가 나왔어요. 그때 부모님이 백 아나운서를 보고 ‘카리스마 있고 멋지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이후 계속 뉴스데스크 앵커를 동경하면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라는 막연한 꿈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2010년 주말 뉴스데스크 진행을 시작해 지금은 평일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고 있으니, 꿈을 이룬 셈이네요.”

―요즘 ‘아나테이너(아니운서와 엔터테이너의 조합어)’라고 해서 전현무 아나운서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동을 하는 아나운서들이 많은데요. 배현진 아나운서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기 어려운 것 같아요.

"아나운서가 되면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게 돼요. 저처럼 뉴스를 주로 하기도 하고, 교양시사 프로그램을 하기도 하죠. 또 여러분이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도 해요. 그렇게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경력을 쌓다보면 자신이 잘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알게 돼요. 저도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닌데, 사람들을 재미있게 해주는 소질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웃음). 격을 갖추면서도 사람들을 즐겁고 재미있게 해주는 방법을 잘 아는 아나테이너는 특출난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아나운서로 활동하면서 보람 있었던 점이나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연령·직업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돼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배우고 공감하면서 종종 보람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해요. 뉴스도 마찬가지예요. 단순히 오늘 일어난 사건만 이야기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직·간접적으로 많은 걸 배우게 되는 것이죠. 다만 SNS를 통해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악의적으로 공격할 때는 힘들어요. 좀 억울하고 속상해요. 그래서 잘 안 보려고 노력하죠.”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주세요.

"입사해서 처음 뉴스 방송을 할 때였어요. 실수도 많이 했고 방송 사고도 냈죠. 그중에서도 발음 때문에 혼났던 일이 기억에 남네요. ‘정부가 이러한 사건에 대해 규명에 들어갔습니다’라고 해야하는데, ‘규’ 발음이 잘 안돼 ‘정부가 이러한 사건에 대해 구멍에 들어갔습니다’라고 말해버렸거든요. 선배들에게 굉장히 혼났었죠.”

―앞으로 어떤 아나운서가 되고 싶으세요.

"뉴스 앵커는 시청자에게 신뢰를 줘야하기 때문에 단정한 정장을 입고 나와요. 그러다 보니 왠지 어렵고 폼 잡는 것 같은 딱딱한 이미지가 있죠. 저는 누구나 친근하게 대할 수 있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신뢰를 바탕으로 시청자들과 ‘오늘 더웠죠?’,‘힘드셨나요?’라는 대화가 가능한 뉴스 앵커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배현진 아나운서는 2008년 MBC 문화방송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MBC 100분 토론’, ‘MBC 5시 뉴스’를 거쳐 2011년부터 현재까지 ‘MBC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고 있다. 2014년에는 선거문화 향상을 통한 국가·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선거문화 유공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정리=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글·취재=이소영(서울 서일중 1) 학생기자, 사진=이서윤(서울 서일중 1) 독자,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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