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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도 물리학자 … 제조업 혁신 이끌 인재 키워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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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김승환(56·사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의 사무실 벽에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도 시점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과학 혁신의 아이콘이다. 포스텍(포항공대) 물리학과 교수 자리에서 잠시 물러나(휴직 중) 지난해 10월부터 이 재단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유독 혁신을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테슬라 자동차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도 물리학 전공자였다. 학부를 졸업하면서 배터리 효율화와 관련된 논문을 썼는데 그게 전기자동차의 기반이 됐다”며 기초 과학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머스크는 미국 제조업을 혁신을 이끌고 있다. 화성을 목표로 하는 스페이스X 로켓의 부품은 90%가 미국에서 만들어지는데 그를 기반으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 기업 테슬라 자동차를 2003년 창업했고, 그 전 해에 민간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를 설립했다.

 김 이사장은 “스티브 잡스가 디자인과 제품을 접목했다면 머스크는 기초 과학과 기술력을 이어붙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재단이 추진하는 ‘메이커(maker) 운동’은 제2의 머스크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창의재단은 과학기술을 응용해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운동에 힘을 쏟고 있다. 김 이사장은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3D 프린터와 공개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메이커 운동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영국 15세 소년이 컴퓨터 중앙처리장지(CPU) 냉각팬을 자전거에 결합해 만든 휴대전화 충전기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창의재단은 초·중·고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에 따른 선도학교 160개교에 대한 교육을 맡고 있다. 김 이사장은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에 대해 “컴퓨터 앞에 앉아 프로그램을 짜는 코딩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논리력과 문제해결력 신장의 기반이 되는 '컴퓨팅 사고력'를 가르치자는 취지”라며 “인터넷이 기반이 되는 미래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적응하기 쉽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은 10월 19일부터 5일간 대전에서 열리는 세계과학정상회의에서 ‘과학창의로 여는 미래’라는 특별 세션을 주관한다. 같은 기간 동안 국내 메이커 운동 확산 차원에서 계획된 대한민국과학기술창작대전도 대전 카이스트(KAIST)에서 열린다.

 김 이사장은 과학 교육에 대한 장기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소련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발사에 자극을 받은 미국은 과학 교육에 집중했고, 그 결과가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으로 이어지면서 꽃을 피웠어요. 베트남 전쟁 등을 거치면서 과학 교육에 대한 열기가 시들해진 1980년대 중반부터 ‘프로젝트2061’을 시작해요. 85년 지구를 스쳐간 핼리혜성이 다시 돌아오는 2061년을 바라보고 과학 교육의 미래를 짜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렇게 길게 봐야 합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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