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경제] 뉴스테이가 뭔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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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Q 요즘 뉴스에 ‘뉴스테이(New Stay)’가 자주 등장해요. ‘국내 1호 뉴스테이가 나왔다’ ‘뉴스테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와 같은 소식을 들었어요. 중산층의 주거 고민을 해결할 주택정책이라고 하던데 뉴스테이가 뭔가요.

A 요즘 전셋값이 오르면서 집이 없는 서민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어요.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올려달라고 하거나 월세로 돌리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아서입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 2억원짜리 전셋집에 살고 있는데 집주인이 보증금 3000만원을 더 올려달라고 하면 갑자기 큰 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겠죠. 돈을 구하지 못하면 집을 비워주고 다른 전셋집을 구해 이사를 가야 할 수도 있어요. 최근에는 보증금을 올리지 않는 대신 월세를 내라고 하는 집주인도 많아졌어요. 오른 금액만큼 매달 일정 금액을 집주인에게 월세로 내야 해요. 그동안 지출하지 않던 돈이 나가기 때문에 큰 돈은 아니더라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겠지요.

 이처럼 전셋값이 오르고, 월세가 늘면서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불안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어요. 정부에서는 집이 없는 서민과 중산층이 안심하고 오래 살 수 있도록 주택을 빌려 주는 정책을 펴고 있답니다. 보통 ‘임대주택’이라고 부르죠. 임대주택법에 따라 공공기관이나 민간업자가 집이 없는 서민을 위해 임대를 목적으로 지은 주택을 말합니다.

 그런데 공공기관이 임대주택을 다 짓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늘어나는 임대수요를 감당하기가 힘들어지자 민간 기업에 다양한 혜택을 주고 공공기관 대신 임대주택을 짓도록 하고 있는데요. 올 1월 13일 박근혜 대통령은 주거안정 대책의 하나로 ‘뉴스테이’ ‘행복주택’과 같은 임대주택 정책을 내놓았어요. 치솟는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민간 기업이 임대사업을 하도록 유도한 것이에요. 이 때문에 뉴스테이를 ‘기업형 임대주택’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뉴스테이는 맞춤형 주거지원 방안 중 하나예요. 정부는 서민에겐 주거급여와 공공임대주택을 지원하고, 대학생·사회초년생·신혼부부에겐 행복주택을 공급하려고 합니다. 뉴스테이는 중산층을 위해 민간 아파트와 비슷한 품질의 임대 아파트를 공급하는 게 목표에요. 민간 사업자가 100가구 이상을 매입하거나 300가구 이상을 새로 지어서 운영하는 임대주택을 뜻해요. 사업자가 청소·세탁과 같은 호텔식 서비스를 비롯해 육아·이사 등 다양한 주거 서비스를 입주민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 줬어요.

 입주자격도 까다롭지 않다는 게 특징이에요. 집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어요. 기존 임대주택과 달리 주택 규모도 제한이 없어요. 주택 평면이나 외관, 커뮤니티시설이 민간 아파트 못지 않은 수준으로 설계 됩니다.

 뉴스테이에 입주하게 되면 적당한 수준의 월세를 내고 원할 경우 2년 단위로 8년 동안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어요. 임대료 수준은 전국 평균 보증금 4500만원에 월세 45만원 정도에요. 수도권의 경우 보증금 6000만원에 월세 60만원선이에요. 최근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12월 시행될 예정인데요. 뉴스테이 사업이 한층 속도를 낼 것 같아요. 이 법에 따라 뉴스테이를 짓는 사업자는 주택도시기금 지원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거든요.

 그렇다면 뉴스테이는 어디에 가면 있을까요. 수도권 곳곳에서 7000여 가구가 나옵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인천 도화동 2105가구를 시작으로 서울 신당동 729가구, 서울 대림동 293가구, 수원 권선동 2400가구, 위례신도시 360가구, 화성시 동탄2신도시 1135가구가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에요.

 특히 이달 말에는 ‘뉴스테이 1호’ 아파트가 공급돼 눈길을 끌고 있어요. 인천 남구 도화지구에 들어서는 ‘e편한세상 도화’ 아파트가 주인공이에요. 정부가 관리하는 도시주택기금과 대림산업이 공동 출자한 부동산투자신탁회사가 사업자인데요. 전용면적이 59~84㎡이고 2653가구(뉴스테이 2105가구, 공공임대 548가구)로 지어집니다.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인 만큼 임대료는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정해졌어요. 59㎡형이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43만원, 72㎡형이 보증금 6000만원에 월세 48만원, 84㎡형은 보증금 6500만원에 월세 55만원 이에요. 보증금을 높이고 월세를 낮출 수도 있어서 입주자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했어요. 대림산업이 아파트를 짓고 시설관리와 운영, 하자보수까지 직접 담당한다고 합니다. 아파트 청소와 단지 조경 관리서비스, 어린이집 운영·관리 등의 주거 서비스도 제공된다고 하네요.

 뉴스테이 정책을 통해 다양한 계층으로 입주 대상이 늘고, 임대주택 품질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요. 최근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전셋값이 치솟고 전세가 월세로 빠르게 전환되는 등 주거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뉴스테이 공급 활성화가 중산층 주거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하지만 뉴스테이가 정착하려면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주변 시세보다 임대료가 싸지 않은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수도권 지역 뉴스테이 주변에 입주한지 5년 정도 된 아파트가 하나 있는데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가 50만 원이라면 뉴스테이 임대료가 더 비쌉니다.

  임대료 상승률을 연 5%로 제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있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어요. 임대료가 월 100만원이 넘어가면 중산층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해 뉴스테이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죠. 서울 신당동 뉴스테이의 경우 월세가 최대 110만원으로 책정되면서 임대료가 중산층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높은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민간 기업이 앞으로 더 높은 임대료를 책정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어요.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이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기업을 임대주택 공급자로 끌어들이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민간 기업에 과도한 특혜를 주는 것은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어요. 중산층의 주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새롭게 등장한 뉴스테이 정책. 중산층이 얼마나 호응할지는 청약과 계약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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