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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아픔 팽목항에 250억 들여 안전기념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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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정부가 250억원을 들여 세월호 참사 현장인 전남 진도군 팽목항 근처에 ‘국민안전기념관’을 짓는다. 당초 추모공원을 세우려던 계획을 확대해 희생자 유품을 전시하는 기념관과 안전체험관, 구조훈련장까지 만들기로 했다.

 24일 전라남도와 진도군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추모공원을 국민안전기념관으로 확대 설립한다는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전남도 측은 “단순히 추모만 할 것이 아니라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되새기고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선 국민안전기념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정부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전남도와 진도군은 기념관 건립에 관한 정부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세월호 피해자 지원·추모사업지원단’과 함께 세부계획안을 마련했다. 본지가 입수한 세부계획안에는 국비 250억원을 들여 3만3200㎡ 부지에 기념관을 짓는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위치는 팽목항에서 남쪽으로 500m 떨어진 야산 지역이다. 내년 하반기에 착공해 2017년 말 완공한 뒤 2018년 초에 문을 열 계획이다. 250억원에는 부지 매입비를 비롯해 시설 건설비와 주차장 같은 부대시설 조성비까지 들어 있다.

 기념관에는 전시 시설과 체험교육관·추모공원·숙소 등이 들어선다. 전시관에는 주인을 찾지 못해 진도군이 보관 중인 세월호 희생자의 옷·소지품 등 유품 1000여 점과 추모객들이 남긴 추모 리본, 진도군이 펴낼 예정인 백서 등을 전시하기로 했다. 희생자 얼굴 모양의 추모 작품도 만들어 설치할 예정이다. 진도군은 백서 제작을 위해 세월호 참사 당시 활동한 자원봉사단체 활동 수기를 모으고 있다.

 체험교육관은 일반인들의 안전 체험과 더불어 해양경비안전서 구조대원들과 소방관 등이 훈련을 하는 용도로 세워진다. 선박 탈출부터 화재 진압 훈련까지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꾸민다. 전용 훈련장이 없는 해경 구조대원들을 위한 실전 연습 공간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해경 구조대원들은 현재 훈련장이 없어 조명탑에 로프를 매고 구조 훈련을 하는 실정이다. <중앙일보 7월 22일자 1, 10면>

추모공원에는 세월호 리본을 형상화한 탑 같은 조형물과 산책로를 조성한다.

 세월호 지원·추모위원회(위원장 추경호 국무조정실장)는 다음달 초 전남도와 진도군의 세부계획을 검토해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계획안이 통과되면 올해 말까지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를 만들고, 내년 상반기에 설계를 마친 뒤 하반기에 착공한다. 진도군 측은 “세월호 피해자 지원·추모사업지원단과 이미 계획안을 공유하고 의견을 주고받은 만큼 계획안에서 큰 변동 없이 국민안전기념관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정부와 인천시는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1200㎡ 부지에 30억원을 들여 2층짜리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을 짓기로 했다. 추모관은 이르면 다음달 말 착공해 내년 1월 완공할 예정이다.

진도=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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