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 남북 접촉에도 ‘워치콘 2’ 유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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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호 1 면

북한이 통보한 대북 심리전 방송용 확성기 철거 시한(22일 오후 5시)이 지났지만 추가 도발은 없었다. 이로써 남북의 군사적 긴장은 극적인 반전을 맞았다. 하지만 이날 오후 열린 남북 고위급 접촉 이후에도 북한은 비무장지대(DMZ) 부근 일부 지역에 직사화기인 76.2㎜ 견인포를 계속 배치하고 있다고 군 소식통이 전했다.

이에 따라 군은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Watch Condition)을 ‘워치콘 3’에서 ‘워치콘 2’로 올린 상태를 계속 유지했다. 또 한·미 공군은 북한의 포격 위협에 맞서 한국 공군의 F-15K 전투기 4대와 주한 미7공군 소속 F-16 전투기 4대 등 2개 전투비행 편대가 참가한 출격 비행을 진행했다.

접경지역 주민들은 긴장과 초조감 속에 하루를 보냈다. 군은 이날 오전 11시30분 접경지역 일대 지방자치단체들에 주민 대피령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연천·파주·강화도 주민 등 1만5000여 명이 긴급대피했다. 오후 1시쯤 경기도 연천군 중면의 마을 스피커에선 “북한의 특이동향은 없으나 시간이 갈수록 위협이 증가하고 있으니 대피하라”는 방송이 나왔다.

중면사무소 직원들은 녹색 ‘민방위’ 복장을 하고 대피를 도왔다. 오후 2시30분쯤 중면사무소 마당 지하에 마련된 삼곶리 대피소(128㎡·100명 수용)에 주민 40여 명이 몰려들었다. 걱정과 피곤함이 동시에 보였다. 전날 오후 6시 대피소를 나왔는데 하루도 지나지 않아 다시 대피소 신세를 져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후에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주민들은 밤늦게까지 텔레비전으로 회담 소식을 지켜봤다. 박용호(58) 삼곶리 이장은 “텔레비전으로 회담 내용을 지켜봤다”며 “북한이 더 이상 무력 도발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남북대화가 잘 풀려 다시는 북한의 위협과 도발이 없어 편하게 농사에 전념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연천=장주영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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