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인생 런웨이, 장수임PD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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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톱모델에서 에스팀 영상 기획자로 제2의 인생 런웨이를 누리고 있는 장수임 PD의 크리에이티브한 일상을 쫓았다.

톱모델에서 PD로 직업을 전환한 터닝 포인트가 궁금해요. 고등학생 때부터 모델 활동을 했어요. 10년이 지나니 직업에 권태가 느껴지더라고요. 리프레시를 위해 여행을 떠났고, 몇 개월 후 ‘놀 만큼 놀았으니 당장 들어와라’는 대표님의 전화를 받았어요. 다음 날 귀국했고, 바로 출근하니 전혀 예상치 못한 영상 제작팀으로 보내시더라고요.

이전에 비슷한 업무를 한 경험이 있나요? 3년 전쯤, 지인의 뮤직비디오를 총괄 디렉팅한 적이 있어요. 영상 보는 것을 워낙 좋아해 이것저것 조언해주다가 시작한 일이죠. 그때는 모든 것이 처음이라 신이 나 달려든 것 같아요. 작업을 마친 뒤 몸무게가 5kg 정도 빠졌을 만큼 힘들어 ‘다신 안 해, 죽어도 못하겠다’ 손사래 쳤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뿌듯한 마음이 들었어요.

에스팀 PD로 담당 업무를 소개해주세요. 아이디어 회의, 구성안 작성, 세부 콘티 작업 등 에스팀에서 제작하는 영상의 전반적인 기획과 연출을 맡고 있어요. 촬영도 하지만 주업무는 기획과 연출이고, 다른 PD들이 가편집한 영상을 최종 확인해요. 외부 클라이언트를 관리하기도 하고요. 패션 필드에서 활동한 제 경력을 높이 평가하는 분들도 있고, 관련 전공이 아니다 보니 우려하는 분들도 있어요. 노력해서 더 나은
결과물로 보여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모델과 PD의 서로 다른 매력은 무엇인가요? 모델은 촬영하는 순간, PD는 결과물이 완성됐을 때 희열을 느낀다는 거예요. 촬영 전부터 후까지 스태프가 투자하는 시간과 업무량이 엄청나다는 것을 깨닫고 있어요.

업무 중 맞닥뜨리는 어려움은 어떤게 있을까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이 가장 어려워요. 클라이언트와 의견을 조율해 예산과 퀄러티 사이에서 중간점을 찾는 것도요. 패션이 앞서나가면 ‘이게 유행이구나’ 하고 사람들이 따라오려고 하는데, 영상은 조금만 앞서간다 싶으면 ‘뭐야?’ 하는 반응이 대다수라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도 어렵죠.

기억에 남는 작업물을 꼽아주세요. 무에서 유를 만든 아디다스 <윈터 어드벤쳐> 프로젝트 영상이요. 팀에 들어온 지 1~2주 만에 맡게 된 첫 작업이에요. 혼자서는 불가능한 규모라 저의 모든 인맥을 동원했어요. 프로젝트 준비 기간 3개월 동안 친한 감독님 집에서 하숙하듯 지내며 24시간을 쏟아부어 만들었어요.

앞으로 어떤 영상을 제작하고 싶나요? 모델의 일상을 보여주는 리얼리티 영상을 제작하고 있는데, 대사 없이 보이는 그 자체로 느낄 수 있는 멋진 패션 필름을 제작하고 싶어요.

IN MY BAG!

1 미니멀한 사이즈의 가방을 선호한다. 데일리 백은 발렌시아가 포셰트!

2 드로잉 북에 일러스트를 그리며 시간을 보내곤 한다.

3,8 메이블린 아이라이너, 니베아 챕스틱, 헤라 UV 미스트 쿠션으로 3분 안에 메이크업 완성!

4 유니크한 디자인의 센셀렉트 선글라스에 애정을 듬뿍 주고 있는 중.

5 아이디어 저장소, 열쇠 모형의 USB.

6 사진 찍는 걸 좋아해 매일 콘탁스 필름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7 리프레시가 필요할 때마다 켜두는 캔들.

9 특별한 날에 찾는 플로럴 향의 오드므아젤 드 지방시 오 드 뚜왈렛.

10 못말리는 스폰지 밥 마니아인 나의 휴대폰 케이스.

기획 쎄씨 유정수, 사진 김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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