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엇, 한국지형엔 안맞아"

중앙일보

입력

국방부가 내년부터 도입을 추진키로 한 차기유도무기(SAM-X.패트리엇 미사일)를 둘러싸고 도입 필요성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걸프전 당시 요격률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받았다. 향후 10년 동안 1조9천억원이란 막대한 예산이 드는 사업인 만큼 비용대비 효과에 대한 꼼꼼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패트리엇의 도입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한마디로 이 시스템이 한국의 특수한 상황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한다.

북한의 공중위협은 항공기나 탄도미사일보다 시간당 수십만발을 퍼부을 수 있는 야포와 프로그 미사일이라는 것이다.

그나마 발사 후 남한 주요 목표까지 도달하는 데 6분 정도 걸리는 상황에서 고공 요격시스템이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각을 보인다. 산악이 많고 지형이 좁은 특성상 탄도미사일의 추적요격이 어렵다는 문제도 거론된다.

하지만 군당국은 PAC-3의 경우 상당한 기술개량이 이뤄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독자적인 개발에는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려면 조속한 도입 외에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통일연구원 전성훈 연구위원은 "기본방향은 중장기적으로 독자적인 체제를 갖춰야 하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이미 개발된 체제를 구매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全위원은 또 "PAC-3 도입을 추진키로 한 만큼 기술이전이나 추가적인 개량문제 등을 미국 측과 원만히 협의함으로써 추후에 일종의 한국형 체제인 K-PAC 시스템을 갖추는 게 가능토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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