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3천만명 굶어 죽을 위기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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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아프리카 사람 중 3천만명이 제대로 먹지 못해 굶어 죽을 위기에 처했다. 이라크 전쟁과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등으로 세계의 관심이 멀어진 데다 1985년 이래 최악의 가뭄이 덮친 탓이다. 이러한 고통을 참다 못한 모잠비크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아프리카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을 촉구했다.

AFP통신은 11일 유엔 관계자의 말을 인용, 아프리카 북동부 에리트레아에서 국민의 62%에 이르는 2백만명이 심각한 아사(餓死) 위기에 처했으며, 이웃나라 에티오피아에서도 전체 인구의 20%에 육박하는 1천2백60만명이 시급한 식량원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짐바브웨.모잠비크.말라위 등 남부 아프리카 6개국에서도 1천5백만명이 집단 아사 위기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올 들어 이들 나라는 모두 우기(雨期)를 지났지만 비 구경을 하지 못했다.

유엔 인도주의문제 조정관 시몬 은홍고는 "에리트레아 상황은 특히 절박하다. 지난해 국제사회에 요구했던 식량조달 자금의 43%만이 지원됐고 현재 비축 식량은 한달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주아킹 시사노 모잠비크 대통령은 1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범아프리카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세계가 이라크 문제로 아프리카를 외면한다면 전 세계의 안정성이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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