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어폰 123만원, 토끼인형 56만원 … 아이돌 이름 붙으면 부르는 게 값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1면

123만원짜리 이어폰, 명품 브랜드와 함께 제작한 56만5000원 가격의 토끼인형, 4만5000원짜리 스티커…. 유명 연예기획사에서 파는 인기 아이돌 캐릭터 상품의 가격이다. 일명 ‘굿즈(Goods)’라고 불리는 아이돌 연계 상품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16일 공정위 관계자는 “서울YMCA로부터 신고를 받아 실태 조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대형 연예기획사 세 곳에서 직접 판매하는 ‘굿즈’ 가격을 조사해 발표했다. A사는 명품 브랜드와 합작해 123만원짜리 이어폰을 비롯한 토끼 인형(56만5000원), 스웨트 셔츠(35만5000원), 지갑(19만5000원) 등을 고가에 팔고 있었다. B사는 8만원짜리 램프, 4만9000원짜리 달력, 4만5000원짜리 스티커를 판매 중이었다. C사 역시 6만3000원 가격의 향초세트, 3만원짜리 달력 등을 자사 아이돌 캐릭터 상품으로 내놨다. 서울YMCA는 “청소년이 주로 소비하는 아이돌 상품이 품질과 내용에 비해 지나치게 가격이 비싸게 책정돼 있다”며 공정위에 조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공정위 실태 조사가 대형 연예기획사에 대한 제재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라 제재를 하려면 이들 기획사가 굿즈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지부터 밝혀야 해서다. 전체 시장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연예기획사에서 공식 판매하는 상품은 물론 팬들이 자체 제작한 상품, 기획사 허락 없이 만들어진 속칭 ‘짝퉁’까지 다양한 종류의 굿즈가 국내외에서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제재를 위한 조사라기보다는 모니터링 단계”라며 “시장 가격에 대한 사항이기 때문에 섣불리 제재를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