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추모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할머니들의 70년, 잊지 않겠습니다.”
시민단체들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잠들어 있는 국립 망향의 동산을 찾아 추모식을 열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천안 지역 여성·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100여 명은 14일 오전 11시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국립 망향의 동산을 찾았다. 이들은 지난 5일 타계해 망향의 동산에 안치된 위안부 피해자 최금선(90) 할머니 등 39위의 넋을 위로했다.

1925년생인 최 할머니는 16세이던 1941년 친구 집에 가다가 일제에 의해 강제로 중국 하얼빈 텐츠가이로 끌려가 1942년까지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망향의 동산에는 납골당에 봉안된 22위와 매장 묘역에 안장된 17위 등 모두 39위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잠들어 있다. 지난달에는 김외한·김달선·김연희 할머니가 이곳에 묻히는 등 6월 이후 피해자 4명이 세상을 떠났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47명만 남은 상태다.

국립 망향의 동산은 일제 침략으로 고국을 떠나 갖은 고난 속에서 고향을 그리다 숨진 재일동포 등 해외 한인들의 안식을 위해 1976년 세워졌다. 일본·중국·대만·홍콩·러시아 등 세계 각국의 동포 영령을 위로하는 위령탑과 묘역·봉안당 등이 있다. 김선실 정대협 공동대표는 “할머니 피해자들이 살아계실 때 일본 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사죄를 받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ang.taew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