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박유년 할머니 별세, 생존자 47명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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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거주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박유년 할머니가 한국시간으로 8일 오전 3시25분쯤 별세했다. 향년 93세. 이로써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83명 가운데 생존자는 47명으로 줄었다. 이날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박 할머니는 평소 폐와 심장에 물이 차는 증세를 보이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오랜 기간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올해 들어서만 4차례나 응급실에 입원해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 사망 직전까지 2주간 아들 집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1993년 8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된 박 할머니는 19세(1941년)에 친구와 같이 부산에 놀러 갔다가 비극의 운명을 맞았다. 일본군 간호원으로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꼬임에 속아 한국 여성 6명과 함께 일본 관동과 싱가포르 등지에서 위안부 생활을 강요 받았다. 일본 패전 후인 1945년 고국으로 돌아와 부산과 경기도 파주 등지에서 산나물을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2007년에 미국 애리조나주로 거주지를 옮겨 양아들 부부와 함께 생활해왔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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