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사이다 피의자, 거짓말 탐지기와 심리 분석 결과 '허위 진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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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사이다 사건의 박 할머니, 거짓말 탐지기 조사 발표는?

‘농약 사이다’. [사진 JTBC 캡처]

경북 상주에서 발생한 ‘농약 사이다’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피의자 박모(82·여)씨를 상대로 한 조사 결과가 네티즌들 사이 화제다.

대구지검 상주지청 관계자는 7일 “지난달 30일과 31일 박 할머니에 대해 거짓말 탐지기와 심리 분석 조사를 실시한 결과 허위 진술을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말했다. 범행을 부인하는 진술 자체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검찰은 앞으로 7일 이내에 박 할머니를 구속 기소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오후 곧바로 박 할머니를 불러 범행 과정과 동기 등에 대해 추가 진술을 받았다. 또 최근 의식을 되찾은 피해 할머니를 상대로 박 할머니의 사건 당일 행적 등에 대해 조사했다.

박 할머니는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할머니가 사이다에 살충제를 넣었나요’라는 대검 분석관의 질문에 “그렇지 않았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다음날 이뤄진 심리·분석 조사에서도 덪에 걸린 동물 그림을 보여주는 대검 분석관에게 비교적 정확하게 자신의 심리 상태와 그림을 본 감정 등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짓말 탐지기와 심리 분석 결과는 법정에서 공식 증거로는 인정받지 못하며 수사 참고자료로만 활용된다.

박 할머니는 지난달 14일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례1리 마을회관 냉장고 있던 사이다에 살충제를 섞어 6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지난달 27일 구속됐다.

대구지검 상주지청은 지난달 30일과 31일에 걸쳐 농약 사이다 사건의 혐의가 있는 박씨를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 조사와 행동·심리분석 조사를 벌였다.

박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거부했다. 그러나 검찰에 송치되고 나서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 응했다.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는 법정에서 직접 증거로 인정되지 않지만 검찰 조사 과정의 중요한 자료가 된다.

행동·심리분석 조사에는 피의자 답변내용, 태도, 언행, 표정변화 등을 파악해 진술진위를 가리는 과정이 포함돼 있다. 거짓말 탐지기 조사는 질문에 따른 호흡과 맥박, 혈압, 손끝 전극의 변화로 진술자가 거짓말을 하는지를 판단한다.

검찰은 현재 3가지 검사 결과를 분석하는 단계로, 결과를 공개할지를 정하지 않았다. 3가지 검사 분석과 보강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15일까지 박씨 기소 여부를 정할 계획이다.

박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2시 43분께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고독성 살충제를 사이다에 넣어 농약 사이다를 만든 뒤 이를 나눠 마신 할머니 2명이 숨지고 4명이 중상을 입도록 한 혐의로 구속됐다.

한편, 지난달 방송된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서는 농약 사이다를 마시고 병원에 실려간 B씨가 나와 인터뷰를 했다.

당시 방송에서 B씨는 “복날이라고 음료수를 사먹다가 남은 게 있었는데 그걸 누가 냉장고에서 가져와 한 잔 했다”며 “누가 사이다를 갖고 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옆에 앉은 할머니들이 따라서 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농약 사이다를 나눠 마신 이들은 “농약 사이다를 마신 뒤 특별한 맛을 느끼지는 못했다”며 “마을회관에는 물이 없는데 농약 사이다인 것도 모르고 시원해서 마셨다”고 말한바 있다.

"사이다에 살충제(농약)를 섞지 않았다"며 범행을 일관되게 부인해온 상주 ‘살충제 사이다’ 사건의 피의자 박모(83) 할머니 진술이 ‘허위’라는 검찰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온라인 중앙일보 jstar@joongang.co.kr
‘농약 사이다’. [사진 JT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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