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 117구 역투 … 두산 3연패 끊고 2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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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장원준

두산의 선택은 옳았다. FA 모범생 장원준(30)이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두산은 지난 겨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롯데 장원준을 데려왔다. 계약 조건은 4년 84억원. 윤석민이 KIA와 계약(90억원)하기 전까지는 투수 역대 최고액이었다. 장원준을 영입한 건 안정감 때문이다. 장원준은 김광현(SK)이나 양현종(KIA)처럼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경기당 평균 6~7이닝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2008년부터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군 복무 2년 제외)를 거둘 정도로 꾸준한 투수이기도 하다.

 두산의 기대는 맞아떨어졌다. 장원준은 전반기에만 10승을 챙기며 유희관(13승)과 함께 두산 선발진을 이끌었다.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서도 장원준은 뛰어난 투구를 했다. 7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을 내줬지만 1실점으로 막았다.

 장원준은 1회 2사 뒤 나바로에게 솔로홈런(시즌 31호)을 허용하면서 흔들렸다. 이후 연속 2안타로 2사 1·3루로 몰렸지만 이지영을 땅볼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초반 위기를 넘긴 뒤에는 최고 시속 145㎞의 직구와 슬라이더·체인지업·커브 등 변화구를 섞어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장원준이 틀어막는 사이 오재일이 5회 말 역전 투런포를 쏴 올렸다.

 장원준은 이날 117개를 던졌다. 지난 5월 19일 수원 kt전(121개)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로 많은 투구 수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장원준은 첫 타자 구자욱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뒤 오현택과 교체됐다. 장원준은 “팀이 연패 중이라 무조건 길게 던지겠다고 생각했다. 중요한 상황에서 승리투수가 돼 기쁘다”고 말했다.

 장원준이 주연이었다면 마무리 이현승은 특급 조연이었다. 이현승은 3-1로 앞선 8회 초 무사 만루에서 등판했다. 최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이현승은 올 시즌 2타수 2안타로 약했던 이승엽을 투수 앞 병살타로 처리했다. 9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이현승은 팀 승리와 장원준의 시즌 11승(6패)을 함께 지켰다. 장원준과 이현승의 호투로 삼성을 3-1로 이긴 두산은 3연패에서 벗어나며 2위로 올라섰다.

 KIA는 대전에서 한화를 3-2로 눌렀다. KIA는 2-2로 맞선 6회 초 김주찬과 필의 연속 2루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6연승을 달린 KIA는 5위 한화를 3연패에 빠뜨리고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인천에서는 SK가 선발 김광현의 호투에 힘입어 LG를 8-2로 물리쳤다. 김광현은 8이닝 6피안타·2실점(비자책)하고 시즌 10승(2패)째를 따내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창원에서는 NC가 넥센을 5-4로 꺾었다. NC 해커가 7이닝 3피안타·1실점하고 시즌 12승(4패)을 올렸고, 테임즈는 31호 홈런을 쏴 올렸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프로야구 전적(2일)
▶두산 3-1 삼성 ▶SK 8-2 LG
▶NC 5-4 넥센 ▶KIA 3-2 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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