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살인 끝없는 '진실게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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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000년 8월 10일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해사건의 진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복역 중인 崔모(19)군의 어머니 金모(40)씨가 10일 기자회견을 하고 아들의 무고함을 주장했다.

金씨는 "2000년 8월 아들이 경찰에 체포된 뒤 형사계 밖에서 면회를 기다리고 있는데 사무실에서 '우당탕'하는 소리가 한참 동안 들렸고, 잠시 후 밖으로 나온 아들의 얼굴이 벌겋게 부어 있었다"며 경찰의 강압수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2000년 8월 아들이 구속된 뒤에도 자신의 범행을 강하게 부인하는 편지를 세 차례나 보내왔다고 공개했다.

재판을 받던 아들이 군산교도소에서 1심 선고일을 10일 앞두고 범행을 시인하는 내용의 편지를 담당 경찰관에게 보냈는데, 범행을 인정할 경우 적은 형량을 받을 것이란 생각에서 그렇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金씨는 "아들은 면회를 할 때마다 '절대 살인을 하지 않았다. 억울함 때문에 가슴에 병이 생겨 2년10개월 동안 밥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면서 "범행을 자백한 사람이 나타났는데 물증이 없다고 풀어준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사건 1심 재판장이었던 전주지법 유연만 부장판사는 "崔군 및 증인들의 진술과 정황 증거 등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져 그를 범인으로 인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崔군은 최근 한 지역 언론과의 옥중 인터뷰를 통해 "사건 직후 형사들이 팔을 뒤로 해서 수갑을 채우고 경찰봉으로 온몸을 구타하면서 자백을 강요했지만 부인했다"며 "형사들이 강압적으로 몰아붙이는 바람에 지쳐서 허위로 자백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시 수사를 맡았던 익산경찰서 李모 반장은 "당시 崔군은 범행을 너무 순순하게 시인했기 때문에 구타 등 일체의 가혹행위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군산경찰서는 이 사건의 용의자로 긴급체포했던 金모(22)군이 범행을 자백했지만 직접적인 물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7일 석방했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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