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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이슈] 거제 가조도 핵폐기장 유치운동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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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경남 거제시 사등면 가조도 주민들이 핵 폐기물처리장 유치 운동을 벌이자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가조도청년회(회장 이계진)는 지난달 28일 창호 초등학교에서 1백여명의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주민설명회를 갖고 핵 폐기물 처리장 유치운동에 본격 나섰다.

하지만 환경단체들과 인근 주민들은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한 가운데 핵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서게 할 수 없다며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유치운동=가조도 청년회 이계진 회장은 “극심한 바다 오염으로 어획고가 날로 줄어들고 피조개 양식도 어려워져 가구당 부채가 평균 5천만원 이상”이라며 “핵폐기물처리장이 들어설 경우 정부 지원금으로 가조도를 크게 발전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조도 청년회는 핵 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설 경우 받게 되는 혜택을 섬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가조도에 핵폐기물 처리장 유치운동은 이번이 두번째다.2001년 3월 가조도 발전협의회도 유치운동을 전개했었다.

핵 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서면 ‘발전소 주변지역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3천여억원의 지역개발사업지원금이 지원된다.60여 만평의 부지에 1조원 규모의 대규모 건설공사가 벌어지면서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주게 된다.

뿐만 아니라 지역 숙원사업에 대한 융자지원과 전기요금 보조 등의 혜택도 뒤따른다.

◇반발=환경단체뿐 아니라 고성·마산·진해 등 거제 주변지역 반발도 드세다.

거제환경운동연합은 핵폐기물의 위험성을 알리는 유인물을 가조도 내 집집마다 돌릴 계획이다.유치운동의 전개과정을 봐가며 유치반대를 위한 집회도 준비하고 있다.

거제환경운동연합 윤미숙 사무국장은 ”정부 지원금이 개인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닌데도 큰 혜택이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바다환경이 나빠져 어민소득이 떨어진 상황을 핵폐기물 처리장 유치로 만회하려는 것은 이기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거제도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가조도 주민들이 유치를 희망한다 해도 거제도 내 다른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거제시의회의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거제시의회 관계자는 “핵폐기장이 들어서면 거가대교와 진주∼통영간 고속도로 건설의 가시화로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관광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변 지역의 이해가 엇갈려 의회가 한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마산·진해 등 거제도와 고현만을 사이에 두고 있는 주변 자치단체들도 반발하고 있다.

이들 자치단체들은 “청정해역을 망치게 돼 수산업이 설 땅을 잃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2월초 핵폐기물처리장 후보지로 전남영광·전북고창·경북울진·경북영덕 등 4곳을 선정해 발표한 상태지만 최종 후보지를 아직 결정하지 않고 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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