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에 짜장면 배달? 알고보니 '짜왕'이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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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왕이 라면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아웃도어 간식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짜왕은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캠핑요리와 차별화된다. 별다른 요리재료 없이도 든든한 한 끼 식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캠핑장에서 짜왕을 조리하는 모습을 합성했다. [사진 농심]

#1 캠핑가기 전 마트에 들러 장을 보는데 라면 코너에 짜왕이 있어서 바로 구입했어요. 요즘 대세라고 해서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더라고요. 이번에 캠핑 가서 동호회 사람들과 나누어 먹을 건데, 엄청 인기가 좋을 거 같아요. (Camping People 운영진 김상하(46)씨)

#2 한 달에 2~3번 친구들과 캠핑을 가는데 지난 달 처음으로 친구들과 짜왕을 끓여 먹었어요. 그 후부터 짜왕이 캠핑멤버들의 필수 준비물이 되었어요. 야식으로 먹은 짜왕 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인천 부평구 캠핑마니아 송대현(37)씨)

짜왕이 라면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각종 시식후기를 양산하고 있다. 짜왕이 아웃도어 간식으로도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캠핑요리로서의 짜왕 입소문 덕분이다. 캠핑지에서 시작된 짜왕 끓이기는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짜왕은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캠핑요리와 확실히 차별화된다. 별다른 요리재료 없이도 든든한 한 끼 식사가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이다.

 이색적인 짜왕 레시피를 즐기는 캠핑족도 있다. 최근 ‘짜왕, 즉석밥’ ‘짜왕, 삼각김밥’의 조합이 캠핑족 사이에서 화제다. 짜왕 면을 다 먹을 때쯤 즉석밥이나 삼각김밥을 넣어 짜왕 소스와 함께 비벼먹는 방법이다. 조리가 간편하고 밥 종류에 따라 맛이 달라져 짜왕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농심 관계자는 “짜왕은 있는 그대로도 맛있지만, 야외에서 먹을 때 돼지고기·야채·고춧가루·계란·치즈 등 다양한 재료와 함께 자신만의 요리로 만들어 먹으면 더 맛있다”면서 “흔한 캠핑요리에 심심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짜왕은 그동안 맛보지 못했던 이색 별미로 눈길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명 ‘짜달(짜왕과 달걀)’ 레시피가 화제다. 짜왕에 계란을 넣어 만드는 방법이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짜왕 특유의 굵고 탱탱한 면발이 계란과 어우러지면서 맛은 물론 영양까지 좋다는 평이다.

 짜장면과 달걀프라이는 오래 전부터 많이 활용된 레시피다. 이는 짜왕에도 적용할 수 있다. 짜왕의 깊고 진한 소스가 반 정도 익은 달걀노른자와 어우러지면 고소함이 더해지고 단백질이 보충된다.

 수란을 올리는 방법도 있다. 껍질 없이 뜨거운 물에 익힌 달걀 수란을 짜왕에 얹으면 달걀프라이를 곁들였을 때보다 더 담백하다.

 농심 영양연구팀 장영애 팀장은 “달걀노른자의 고소한 맛이 짜장 소스와 어우러지면서 맛을 더 좋게 할 뿐 아니라, 질 좋은 단백질을 높여준다”면서 “치즈나 부친두부, 닭가슴살 등을 얹어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차갑게 먹는 냉짜왕도 등장했다. 짜왕 면을 끓여서 식힌 후 짜장스프와 함께 시원한 해산물과 채소 등을 곁들여 먹는 요리다.

 짜왕이 아웃도어 별미로 인기를 끄는 비결은 ‘정통 짜장면 맛’ 때문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배달 짜장면보다 맛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흥행에 성공했다. 특유의 굵고 탱탱한 면발과 진한 간짜장 소스로 소비자 합격점을 받았다.

 농심은 짜왕 개발에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이 정통 짜장의 맛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큰 프라이팬과 강한 불로 소스를 볶아내는 짜장 맛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농심 연구원들은 다양한 시도를 했다. 실험실에서 태운 프라이팬은 100개가 넘고 일주일 만에 양파와 마늘을 100kg이나 소진하기도 했다. 농심은 이러한 노력 끝에 방법을 찾았다. 식재료의 가공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었다. 가공을 줄이니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나며 풍미도 좋아졌다.

 농심은 200도 이상의 고온에서 단시간에 재료를 볶는 ‘고온쿠커’로 짜장의 깊은 맛을 구현해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짜장 진액을 건조하는 과정에서는 저온에서 건조시키는 지오드레이션(Z-CVD)기술을 사용해 열로 인한 맛의 손실을 막았다.

 ‘야채풍미유’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야채풍미유는 양파·마늘·파를 볶아낸 조미유다. 실제 중국 요리점에서 야채를 볶았을 때 나는 특유의 맛과 향이 난다. 감자·양배추·양파·완두콩 등 건더기도 풍성하게 담아 일반 짜장라면과의 차별을 꾀했다.

 면발에는 농심의 50년 제면 기술이 녹아있다. 농심은 생면의 식감을 최대한 구현하기 위해 올 초 개발한 ‘굵은 면발’에 다시마 성분을 적용했다. 면발은 열 전달률을 높이고 수분 침투는 지연시켜 빠른 시간에 조리가 가능한 동시에 면 퍼짐 정도는 낮다. 최상의 쫄깃함과 탱탱함이 여기에서 비롯된다. 다시마가 가지고 있는 지미성분(旨味成分)은 라면의 감칠맛을 전체적으로 높여준다. 면의 탄성은 알긴산(alginic acid) 성분이 유지시켜 준다.

 농심은 짜왕의 출시 첫 한 달 매출이 1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라면시장 매출 순위에서는 신라면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농심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매출흐름, 전국적인 짜왕 신드롬 현상으로 볼 때 연간 1000억원 이상의 판매 성과가 기대된다”며 “생산·마케팅·영업 등 전 부문에 걸쳐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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