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글 빌린 허창수 “멀리 안 보면 큰일 이루기 어렵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경제난 극복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허창수(67) GS 회장이 이번엔 ‘안중근 의사’ 정신을 강조하며 사업의 맥(脈)을 제대로 짚으라고 역설했다. 15일 서울 강남구 GS 타워에서 열린 GS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회의에서다.

 허 회장은 임직원 150명이 모인 가운데 먼저 안 의사의 ‘인무원려 난성대업(人無遠慮 難成大業)’이란 글로 운을 뗐다. ‘멀리 내다 보지 않으면 큰 일을 이루기 어렵다’는 뜻이다. 중국 랴오닝성 뤼순 감옥에서 1910년 2월 순국을 앞두고 쓴 비장한 글이다.

 그는 안 의사의 말을 되새겨 “장기적 관점에서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변화를 내다 보고 역량을 어디에 집중할 지 ‘전략적 맥’을 잘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허 회장은 “기업의 역량을 냉철히 분석해 육성할 사업과 버릴 분야를 가려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람론’도 빠지지 않았다. 허 회장은 “기업의 독보적 경쟁력은 사람과 조직문화에 있다”며 “미래 변화를 ‘사업 기회’로 만드는 주체는 사람”이라고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특히 ‘리더’들이 앞장서 이런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허 회장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으로 위축된 내수 회복을 위해 “국내의 멋진 명소를 찾아 여름 휴가를 보내자”는 제안도 했다. 앞서 전경련은 ‘국내 휴가 보내기’ 운동을 시작하고, 대기업 회원사에 동참을 요청했다. 허 회장도 지난 1일 경기도 양평의 화전마을을 방문해 맷돌갈기 체험을 했다. GS홈쇼핑은 메르스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이달부터 대규모 판촉 행사도 벌이고 있다.

김준술 기자 jsoo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