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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성·맥주가 변신 키워드” … 위스키 1위의 ‘탈 위스키’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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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올해도 프리미엄(12년산) 위스키 시장은 3.7% 가량 줄어들 전망입니다. 종합 주류 기업으로 변신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위스키 1위 기업 디아지오코리아의 조길수(52·사진) 대표가 ‘탈(脫) 위스키’ 전략을 선언했다. 3일 하얏트리젠시제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 대표는 제주·여성·맥주 등 3가지 키워드를 제시하며 “2018년까지 종합 수입 주류 1위 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강조했다.

 변화는 불가피했다. 디아지오 내부 조사 결과, 2018년까지 주류시장 전체는 연 2.5%씩 증가하지만 위스키 시장은 연 평균 1.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순한 술을 원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칵테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음주 문화가 변하면서 보드카는 연 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입 맥주는 연 15.1%의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간담회는 35도 저도수 양주 ‘윈저 W 아이스’의 제주 출시도 겸하는 자리였다. 제주는 부산에 이어 주류 업계에서는 핫 플레이스로 꼽히는 곳이다. 부산은 골든블루가 양주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저도수 열풍으로 양주 업계에서는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지난 3월 디아지오 역시 대항마 격인 ‘윈저 W 아이스’를 부산에서 출시해 2개월 만에 초도물량 1만 상자(1상자=9L)를 팔았다. 페르노리카코리아도 저도수 양주 ‘에끌라 바이 임페리얼’을 이달 중 출시한다.

 그 다음 격전지가 제주다. 조 대표는 “제주 지역은 유커 열풍 등으로 지역 주민의 소득이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위스키 소비가 연 평균 4.7%씩 늘어나는 국내 유일한 지역”이라며 “부산에 이어 두 번째 출시지역으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서울 출시에 대해서는 “아직 윈저 12·17년이 잘 팔린다”면서 내년 쯤 출시하겠다고 했다.

 조 대표는 내년에 보드카와 진 등 증류주 분야 1위도 공언했다. 현재 디아지오의 간판 보드카 스미노프는 페르노리카의 앱솔루트에 이어 업계 2위다. 지난 4월부터 보드카 스미노프를 군납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도 젊은층을 적극적으로 잡기 위한 포석이다. 조 대표는 ‘스미노프 아이스’로 RTD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시사했다. RTD 시장은 여성 소비자를 중심으로 매년 28.5%씩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조 대표는 또 수입 맥주시장에서 겨루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하지만 디아지오는 흑맥주 기네스와 킬케니 등 에일 맥주만 판매하고 있다. 에일 계열 흑맥주로는 라거가 대세인 국내 맥주 시장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대해 한상욱 상무는 “장기적으로는 디아지오의 라거 맥주 브랜드를 추가로 국내로 들여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귀포=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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