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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근무제로 매주 연휴 즐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직장생활 8년이 넘었지만 지금까지 내 업무에 싫증을 느껴본 적이 없다. 소비자를 대상으로한 사외지를 제작하는 일이 적성에도 맞고 휴일을 적극적인 재충전과 휴식의 시간으로 보내왔기 때문이리라.
우리회사는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남들이 말하는 황금연휴가 따로 없다.
특별한 일이 없는한 나는 매주 금요일밤 장항선 열차에 몸을 싣는다. 유치원에 다니는 막내아들과 함께 고향인 예산을 찾는 것이다.
고향에는 부모님이 논밭과 작은 과수원, 그리고 간이 잉어양식장을 돌보고 계시다.
모내기서부터 과일 수확에 이르기까지 일손을 돕고 잉어먹이도 주면서 보내는 주말은 고향의 흙냄새를 담뿍 안겨준다.
과수원입구 사과나무에는 노란 인도사과와 빨간 홍옥이 한나무에 열린다. 내가 접목해 솜씨를 부린 것이다.
지난 신정때도 가족과 함께 고향을 찾았다. 발목까지 눈이 쌓여 시골의 정취를 더해주고 있었다. 사보에 쓸 양으로 눈덮인 과수원길과 동네어귀에서 사진을 찍었다.
지난 연말 결혼해 부모를 모시게 될 동생과 집안문제를 얘기했다.
다음날엔 낚싯대를 메고 부근 예당저수지를 찾았다. 추운 낱씨를 무릅쓰고 한나절 찌를 지켜보았더니 월척은 못 건졌지만 손바닥만한 붕어와 메기가 제법 올라왔다.
요즘은 낚시터를 자주 찾지 않았지만 조력 8년인 내 낚시실력은 지난 여름 부원 전체가 동해안 백도해수욕장으로 바다 낚시를 갔을때 유감없이 입증된 바 있다. 40㎝가 넘는 가자미를 거뜬히 낚아 주위의 찬탄과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었다.
어느새 고향길을 거닐고 올라와야 마음도 맑아지고 업무에 필요한 착상이 잘 떠오르는 것같이 됐다.
고향의 매력이 언제까지나 사라지지 않기를 빌어본다.
심석일<35·한국바이엘약품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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