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배터리에 도청 칩 내장?" 음모론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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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해킹에 약하다는 건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첩보영화를 보면 스마트폰을 통해 상대방의 통화, 사진, 위치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모습이 나온다. 전직 국가안보국(NSA) 출신의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와 CIA의 무분별한 도·감청 등을 폭로하며 각국 대통령까지도 감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며 일반인들도 일상적인 감시에 불안감이 높아졌다.

이런 불안감은 ‘음모론’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미국 등 영미권에서 최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내장 배터리에 사용자의 통화·사진·메시지 등 정보를 감청할 수 있는 ‘마이크로 칩’이 내장돼 있다는 음모론이 떠돌고 있다. 호주 온라인매체인 아이디지털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지난주부터 페이스북과 유투브 등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삼성 스파트폰 ‘스파이 장치’를 지적하는 2분가량의 비디오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비디오는 한 남성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S4 배터리 스티커를 찢은 뒤 내부에 있는 얇고 검은 판을 지적하며 ‘스파이 장치’라고 지적하는 내용이다. 영상의 주인공은 “회사가 안테나로 쓰이는 이 칩을 통해 당신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전송 받고 통화 내용들을 엿들을 수 있다”며 “얇은 마이크로 칩을 제거한 후 부숴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삼성이 정보를 수집한 후 정부와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에서만 1000만 이상의 사람들이 이 영상을 시청했으며 30만명 이상이 내용을 공유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이 영상의 주장이 ‘음모론’이라며 배터리에 포함된 이 코일은 근거리 무선 데이터 전송 기술인 NFC(Near Field Communication) 안테나를 오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주의 아이디지털타임스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NFC 기술이 적용된 칩은 주로 모바일 지불을 위해 사용되는 기술로 도·감청 등과는 무관하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삼성 제품 설명 페이지에서도 “정품 배터리에는 NFC 안테나가 포함되어 있으며, 다른 배터리를 구매할 시 안테나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사진, 동영상=유투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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