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퍼스 먼저 웃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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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 결정전(7전4선승제) 첫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서부지구 우승팀 스퍼스는 5일(한국시간) SBC센터에서 벌어진 홈경기에서 팀 덩컨(32득점.20리바운드.7블록슛.6어시스트)의 후반 대활약에 힘입어 플레이오프 10연승을 달려온 동부지구 우승팀 뉴저지 네츠를 1백1-89로 물리쳤다.

접전이 되리라는 예상은 전반까지는 들어맞았다. 이날 최고의 활약을 한 덩컨도 전반에는 네츠의 강한 저항을 뚫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했다. 네츠는 그동안 벤치를 지켜온 베테랑 센터 디켐베 무톰보를 동원해 덩컨을 앞세운 스퍼스의 제공권에 저항했다. 무톰보에게 블록슛까지 당하며 전반에 고작 8득점에 그친 덩컨은 후반에야 위력을 폭발시켰다. 덩컨은 후반에만 24득점했다.

덩컨은 때로 4명의 수비수에 둘러 싸일 정도로 심하게 견제당했다. 스퍼스로서는 괴로운 장면이었다. 그러나 덩컨이 봉쇄당하는 동안 얻게 된 이점도 있었다. 노쇠 기미가 보이긴 하지만 경험이 풍부한 데이비드 로빈슨(14득점.6리바운드)이 많은 기회를 얻었고, 토니 파커(16득점).말릭 로즈(12득점) 등이 외곽에서 슛찬스를 잡았다.

초반엔 네츠가 장기인 속공을 몇차례 성공시키며 기세를 올렸다. 덩컨이 케년 마틴-애런 윌리엄스-로드니 로저스-무톰보를 동원한 네츠의 집중수비를 당하는 동안 네츠는 1쿼터를 21-18, 3점차로 리드했다. 스퍼스는 2쿼터 3분18초쯤 로즈의 연속 6득점으로 29-26으로 첫 리드를 하면서 경기의 흐름을 바로잡았다. 결국 전반 24분간의 격전은 42-42 동점으로 끝났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스퍼스의 브루스 보웬(6득점)과 파커가 중장거리포를 퍼부었다. 외곽실점을 막기 위해 네츠가 수비 범위를 넓히자 운신의 폭이 넓어진 덩컨이 골밑을 두들겼다. 3쿼터 3분30초만에 58-48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네츠가 마틴의 슛으로 6분15초쯤 55-58까지 따라붙었으나 스퍼스는 남은 6분여 동안 9득점한 덩컨을 앞세워 3쿼터를 74-59로 끝내 승기를 잡았다.

네츠의 리더 제이슨 키드는 44분 동안 10득점.8리바운드.10어시스트를 올렸다. 기록은 무난했으나 경기당 20점대를 기록한 동부지구 플레이오프 평균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슛감각이 나빴다. 17차례 슛을 던져 4개 성공에 그쳤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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