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공 상담소] 어떤 영어캠프가 좋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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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적인 아이, 해외보다 국내 캠프 먼저 보내보세요

여름방학을 한 달여 앞둔 요즘 자녀를 영어캠프에 보내야 할지, 보낸다면 어떤 영어캠프가 좋을지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많습니다. 전문가들로부터 영어캠프를 선택할 때 우선으로 고려할 점, 내 아이에게 맞는 캠프를 고르는 방법 등을 들어 봤습니다.

Q. “학부모 커뮤니티 소개된 곳 광고일까 의심돼”

딸아이가 영어에 관심이 없어 걱정입니다. 영어캠프 다녀오면 영어에 대한 흥미가 생긴다더군요. 그런데 어떤 캠프가 좋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내 아이에게 맞는 캠프를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자아이라 안전 문제도 신경이 쓰입니다. 몇 군데 알아봤지만 다 좋다고만 하니 헷갈립니다. 학부모 커뮤니티에 소개된 곳도 있지만 혹시 광고가 아닐까 의심스럽습니다. 해외캠프와 국내캠프 중엔 어느 쪽이 더 좋을까요.
윤모씨(40·초6 딸·서울 강남구)

Q. “해외캠프로 보내려는데 어떤 나라가 좋을까”

중학생 아들이 갈만한 해외 영어캠프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원어민과 대화하면 영어 실력이 훨씬 더 좋아지지 않을까요. 넓은 세상을 경험할 기회도 되고요. 옆집 아이는 지난해 영국으로 영어캠프를 다녀왔는데 영어 실력이 많이 늘었고 더 활달해져서 돌아왔습니다. 비용이 많이 들어 부담은 되지만 보내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떤 나라로 얼마나 오랫동안 보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모씨(42·중1 아들·경기 분당구)

A. 아이 의견 들어보고 기관 신뢰도 따져야

영어캠프를 선택할 때는 목적을 명확하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목적이 영어 실력 향상인지 영어에 흥미를 갖도록 하는 건지에 따라 선택해야 할 캠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소극적인 성격을 적극적인 성격으로 개선하는 것, 또는 문화적으로 새로운 자극을 받도록 하는 것도 목적이 될 수 있습니다. 목적의 우선순위를 먼저 정해보세요. 그러고 나서 각 캠프의 수업 방식을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국내캠프와 해외캠프를 비교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같은 영어캠프라도 주최 기관이나 캠프의 성격에 따라 내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해외 영어캠프는 현지에서 생활하면서 해당 국가의 문화를 체험하고 현지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 본인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어려운 수업을 들으면 오히려 영어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잃을 수 있습니다.

국내캠프는 수준에 따른 반 편성이 가능하고 한국 학생들이 영어를 배울 때 뭐가 걸림돌인지를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맞춤형 지도가 가능합니다. 내성적인 성격이라면 국내 영어캠프를 먼저 가본 후 해외캠프에 가는 걸 추천합니다.

캠프를 고를 땐 아이의 의견을 들어보세요. 아이에게 자신이 갈 캠프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도 좋습니다. 캠프에 대해 알아보는 과정에서 캠프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커지고 캠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도 많아집니다.

국내 캠프의 기간은 일주일짜리부터 그 이상까지 다양합니다. 해외 캠프는 4주 프로그램이 기본입니다. 아이가 집에서 장기간 떨어져 있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단기 코스가 적당합니다. 아이가 캠프를 좋아해서 더 있고 싶다고 할 경우 주 단위로 연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캠프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가장 중요한 건 캠프를 주최하는 기관의 신뢰도입니다. 오랜 기간 영어 교육을 해왔고, 자체적으로 캠프를 진행해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곳이 좋습니다. 역사가 짧은 단기 영어캠프의 경우 캠프를 진행하는 강사나 스태프를 급조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프로그램 자체의 내용보다 강사 개인의 역량이 캠프의 성과를 좌우하게 됩니다. 또 캠프를 진행했던 경험이 적으면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안전은 중요한 고려 사항입니다. 가령 메르스 불안감이 큰 올해의 경우 입소 전부터 발열이나 문진을 통해 건강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는지를 철저하게 체크하는 캠프가 훨씬 믿을 수 있는 곳입니다. 또 보건 교사가 캠프 기간 내내 24시간 상주하는지도 확인해 보세요.

학부모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을 무조건 맹신하거나 불신하지는 마십시오. 그런 글들을 통해 캠프가 좋다면 왜 좋은지, 안 좋다면 왜 안 좋은지에 대한 근거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게 필요합니다. 아이를 캠프에 직접 보냈던 사람의 의견인지, 프로그램 중 뭐가 좋았고, 안 좋았는지, 캠프가 끝난 후 학생이 영어에 흥미를 느끼게 됐는지 등을 살펴보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도움말 : 김태국 한국외대 어학연구소 기획팀장, 조경호 외대부고(용인외고) 캠프 총괄, 석철민 YBM 조기 유학센터 실장, 김윤애 한국외대 해외캠프팀장

김소엽 기자 kim.soyu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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