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신뢰 가장 중요 올해가 역사적 기회”…“앞으로 50년을 위해 손잡고 새 시대 열자”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2일 각각 서울과 도쿄에서 상대국 정부가 주최한 양국 국교 정상화 5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를 한·일이 협력의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앞으로의 50년, 손을 맞잡은 양국 관계를 만들기 위해 박 대통령과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한글이 적힌 병풍 앞에서 축사했다. 1965년 서울에서 한·일 기본관계조약 비준서 교환식을 할 때 사용한 뒤 나눠 보관해온 병풍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도쿄 AP=뉴시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2일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서울과 도쿄에서 각각 열린 상대국 대사관 주최 기념행사에 교차 참석해 양국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열린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 축사에서 “국교 정상화 50주년인 올해를 한·일 양국이 새로운 협력과 공영의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는 후세에 대한 우리의 책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가장 큰 장애 요소인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화해와 상생의 마음으로 내려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양국이 그런 시작을 할 때 국교 정상화 50년인 올해는 한·일 양국이 새로운 미래를 여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국교 정상화 50주년인 올해는 두 나라가 미래를 향해 갈 수 있는 역사적 기회”라며 “양 국민들의 마음을 정부가 나서서 하나로 모으고 현안을 풀어나가면서, 협력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선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무신불립(無信不立·믿음이 없으면 일어설 수 없다)이라는 말처럼, 양국 국민들 간 신뢰와 우의를 쌓아나가는 것 또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신의를 보다 깊게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들을 양국이 함께 취해 나갔으면 한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리셉션 참석에 앞서 아베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접견하면서 “이번 8·15에 한·일 양국이 화해와 협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아베 총리가 1965년 이후 일본 역대 내각이 견지해 온 인식을 확실히 계승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도 이날 “지금까지 50년간의 (한·일 간) 우호·발전의 역사를 돌이켜보고 앞으로 50년을 내다보며 함께 손잡고 양국의 새 시대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주일 한국대사관 주최로 열린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제안하고 “저도 그러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힘을 합쳐 노력해 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한·일 간) 활발한 인적 교류와 긴밀한 경제 관계, 서로의 문화 공유는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이 창출한 더없이 소중한 공동 재산”이라며 “이는 일본에는 한국이, 한국에는 일본이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로서 서로 신뢰하면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굳은 믿음이 널리 공유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많은 전략적 이익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며 “현재 동북아 정세를 감안하면 한·일 협력 강화, 나아가 한·미·일 협력 강화는 아시아 평화와 안정에도 더없이 소중하다”고 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서울=신용호 기자 hwas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