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리티지재단 분석가 「대릴·플런크」,「윌 스트리트 저널」지에 기고|〃한국은「제2의 일본」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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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최근들어 한국이 미국에 대해 무역흑자를 좀 냈다해서 미국측의 비판과 경계가 심하고 노골적인 수입규제까지하고 있다.
이에대해 미국내에서도 반논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 결코 제2의 일본이 아니며 대미경제진출이 미국의 생활수준향상이나 고용증대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지(12월6일자)에실린「대릴·플런크」 (미해리티지재단 아시아 연구센터 정책분석가)의 기고를 옮겨싣는다.
한국은 경제성장의 아이러니를 느끼게끔 됐다.
10년전만해도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한 경체정책을 채택해야했던 한국은 이 정책이 성공한 요즘에와서는 선진국가의 새로운 경쟁자로 또 덤핑과 정부의 전략적인 산업육성이 자행되는 국가로 공격을 받게됐다.
특히 미국에서 한국은 기업인과 정치가·경제적 민족주의자들이 즐겨 공격목표로 삼는 대상이 되고있다.
그러나 사실을 알고보면 이같은미국의 반응은 분명히 지나치다는것을 알수있다.
보다 중요한것은 이들이 한국의 경제발전이 미국에 보탬을 준부분, 즉 새로운 고용기회를 만든 한국의 대미투자나 미기업등의 한국수출기회 증대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간파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활수준 향상기여>
한국의 성장이 미국야 해를 끼치기는 커녕 미국의 생활수준을높이는데 기여해왔다.
미국이 비난하는 첫째 대상은교역이고 한국은 벌써 미국이 한국의 대미수출을 막기위해 처놓은 장벽에 부닥치고 있다.
철강과 컬러TV를 포함한 최소한 5개부문에서 한국산상품수출이 규제되고 있다.
「레이건」 행정부는 최근 한국에 철강수출자율규제를 요구하는 협상을 시작했다.
사태는 보다 보호무역적인생각을 갖고있는 의회로 인해 더욱 악화될수도 있다.
불행하게도 이같은 비난은 양국간의 경제적 긴장관계를 완화시키기 위한 한국위 노력을 무시하고있다.
일례로 한국은 자국산업보호정책에서 벗어나 수입자유화정책을추진하고 있다.
지난79년 54%였던 수입자유화비율이 83년에 80% 이상으로 늘었고 86년엔 90·6%,%년엔 95%까지 끌어올릴계획이다.
선진국의수입자유화율은 평균 92%선이다.
이와함께 외국의 대한투자를 크게 완화했다.
한국정부는 9백99개 산업중 3분의2에 대한 대한투자를 정부허가없이 허용하고 있고 이에따라 올상반기에 대한투자는 작년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백19%가늘었다.
이중 거의 절반이 미국의 투자다.
미국은 이같은 변화가 한국업계의 상당한 반대를 무릅쓰고 취해졌다는점을 상기할 필요가있다.
한국의 번영은 미국에 대한 직접투자 형태로도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지난8월 미뉴저지주 록스베리에 컬러TV 공장을세웠다.
2천5백50만달러가 투입된 이 공장은 87년에 가서는 연간60만대의 컬러TV와 l5만대의 전자레인지를 생산하게된다.
이 투자로 미국에는 2백50명의 새 일자리가 생겼다.
삼성은 이미 뉴저지주에 치료및 진단을 기술개발을 위해 유진텍 인터내셔널사를 세웠다.
고용효과는 크지 않지만 삼성은 여기에도 앞으로 5년간 1천3백만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대미위협은 〃과장〃>
럭키금성도 지난82년 앨라배마주 현츠빌에 세운 연산 50만대 규모의 TV공장에 1천만달러를 투자했다.
이지역 출신의 하원의원인「로니·폴리포」씨는 『부업율이 두자리수인 앨라배마에서 최대 관심사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것이었다. 럭키금성은 이미 1백72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고 앞으로8백25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새로운 일자리와 투자가 대외교역과 산업부흥의 목적이라면 럭키금성은 이미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한다.
한국기업들은 1억5천만달러 이상을 미국에 투자했고 수백개의일자리를 만들었다.
게다가 이 투자는 계속 늘 전망이다.
이같은 투자증가는 한국이 높은 우선권을 두고있는 첨단산업분야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의 국내 컴퓨터 수요는 최근 급증하고 있고 또 80년대말좀가서는 컴퓨터수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한국은 잘 숙련된 기술인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경쟁력을 갖추기위해서는 현재의 컴퓨터기술을 마스터해야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목적으로 몇몇 한국대기업들은 반도체실계및 생산기술을 배우기위해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로 진출했다.
현대그룹은 83년3월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에 현대일렉트로닉스를 세우고 마이크로프로세서와 VLSI(초대규모 집적회로)개발등에 나서는 한편 보스턴사와 합작으로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도 시작했다.
여기에는 모두 3천5백만달러가 투입됐다.
85년이면 이로인해 2백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
삼성도 드리스타 세미콘닥터를세우고 64K비트칩생산과 2백56K비트칩 설개를 하고 있다.
83년7월에 1천만달러를 들여 세운 캘리포니아 샌타클레라의 이 공장은 1백20명을 고용하고있다.
한국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한국을 제2의 일본으로 묘사, 미국에 대한 위험을 과장하고있다.
그러나 한국의 GNP는 일본의 14분의1에 불과하며 1인당국민소득도 5분의l이다.
게다가 일본은 계속 엄청난 무역수지흑자를 올리고있지만 한국은 지난30여년간 한번도 흑자를 내지못했다.
지난해 한국의 무역수지적자는17억달러였던데 비해 일본은 무려 3백4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보다 중요한것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피해는 일본에비해 한국에 보다 심각하다는 점이다.
한국은 수출부진을 메울만한 내수시장이 약하고 4백억달러가 넘는 외채부담을 안고있다.
한국인들은 한일간의 심한 무역역조를 생각할때 한국을 제2의 일본으로 부르는것은 공평치않다고 보고있다.

<80연대에 대미흑자>
지난해 한국의 대일무역적자는25억달러에 달했다.
게다가 한국이 미국처럼 GNP의 6%를 국방비로 쓰고있는 반면 일본은 1%도 채안된다.
국제무역의 여러측면에서 볼 때 한국은 일본보다는 미국과 더 비슷하다.
한국은 지난81년부터 대미무역흑자를 보이고 있다.
올해 대미무역흑자는 3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60년대는 내내 미국의흑자였고 70년대는 거의 균형을 유지해왔다.
한국이 8l년이후 대미무역흑자를 올렸다고는 하나 한국수출은 미국을 제외한 9개 주요수출국에대해서는 위축됐다.
이는 미국의 달러강세와 미경제회복이 한국의 대미수출을 늘렸다는 점을 보여준다.
보다 장기적 추세로 볼때 한미간의 교역은 다시 균형상태로 돌아올것이다.
지난 72∼83년간을 예로들면 한국의 대미수출은 연평균 23·2%씩 는데 비해 미국의 대한수출은 24·9%씩 늘어왔다.
지난 30년동안 한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은 미국의 대외원조를 훌륭히 활용해서 이뤄진 놀라운 성공으로 간주된다.
그런 미국이 왜 이제와서 한국의 성공에 대해 제재를 하려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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