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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낯선 ‘유럽의 심장’ … 설레어 심장이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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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는 고풍스런 멋으로 가득하다. 브라티슬라바성에서 성 마르틴 대성당을 중심으로 펼쳐진 구시가지와 도나우강이 한눈에 보인다.

슬로바키아에 대해 우리가 아는 바는 많지 않다. 대부분이 유럽 어딘가에 있는 나라 정도로만 안다. 까마득한 시절의 보드게임 ‘부루마블’을 떠올려봐도, 학창시절 세계지리 시간을 떠올려봐도 이 나라에 대해 선명한 기억은 없다. 나라 수도 맞추기 게임에 도통한 사람도 슬로바키아를 두고는 고개를 갸웃할 듯하다. 슬로바키아의 수도는 브라티슬라바(Bratislava)다.

슬로바키아는 낯설다. 하여 여행은 더 낯설다. 동부 유럽의 작은 나라 정도로는 영 설명이 부족하다. 덧붙이자면, 슬로바키아는 지리적으로 유럽 정중앙에 위치해 있다.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유럽의 한가운데로 시선을 맞추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유럽에서 슬로바키아를 가리켜 ‘유럽의 배꼽’ 또는 ‘유럽의 심장’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국토 면적은 4만9035㎢, 남한의 절반 정도의 크기다. 북쪽으로는 폴란드, 남쪽으로는 헝가리, 서쪽으로는 체코와 오스트리아, 동쪽으로는 우크라이나와 맞닿아 있다.

슬로바키아는 개국 20년을 갓 넘긴 신생국이다. 슬로바키아는 19세기까지 헝가리 왕국에 속해 있다가 1918년 체코와 합병해 사회주의 공화국 체코슬로바키아를 이뤘다. 체코와 완전히 분리해 독립한 것은 지난 93년의 일이다. 브라티슬라바는 300년 가까이 헝가리 제국의 수도였고,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독일의 손에 넘어가기도 했다. 유럽의 중심인데다 많은 나라와 인접해 있었으니 부침의 역사가 없을 리 만무하다. 덕분에 지금 슬로바키아에는 신생국답지 않은 파란만장한 역사와 유구한 유적이 넘쳐난다.


슬로바키아의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하이 타트라 국립공원 트레킹 코스.

낯설다는 것은 여행자에게 큰 기쁨이다. 개척해보고 싶은 미지의 무엇이고, 호기심을 일으키는 흥미로운 과제다. 동유럽은 한국인에게 아직까지도 로맨틱한 땅이다. 체코와 헝가리는 진즉부터 각광을 받았고, 최근에는 TV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에 힘입어 크로아티아가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이제는 슬로바키아의 차례가 아닐까? 슬로바키아의 역사와 체코·헝가리의 역사가 크게 다르지 않고, 슬로바키아의 풍경이 크로아티아 못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아직 슬로바키아를 대상으로 하는 단독 여행 상품이 없다. 주변국을 돌아다니다 하루 짬을 내 들르는 패키지 상품 정도가 전부다.

week&이 슬로바키아를 다녀왔다. 슬로바키아의 수도이자 문화·경제의 중심지인 브라티슬라바를 시작으로, 슬로바키아 북쪽을 에워싸고 있는 산맥을 따라 말라 파트라(Mala Fatra)와 하이 타트라(High Tatras) 국립공원을 누볐다. 동유럽의 굴곡진 역사를 들여다봤고, 도시의 핫 플레이스를 기웃거렸고, 원시림 울창한 거대한 산을 거닐었다. 아직 되바라진 관광지가 되기 전에 슬로바키아를 찾은 것은 큰 행운이었다.

글·사진=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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