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 문건 진실은 뭔가] 왕영용 본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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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왕영용 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은 1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허문석(한국크루드오일 대표) 박사 말을 확인하지 않고 믿었던 내 불찰"이라고 말했다. 왕 본부장은 '러시아 유전개발 투자사업 프로젝트'문건에 '러시아 정상회담 때 정부 간 유전회사 인수 조인식 거행' 및 '업무총괄-이광재 산자부위원'이라고 적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이 의원은 외압, 하물며 '잘 봐달라'고 부탁한 적도 없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러시아 유전개발 투자사업 프로젝트'라는 문건을 누가 작성했나.

"사업 초기에 내가 만든 것이다."

-문건에는 '러시아 정상회담 때 유전회사 인수 조인식을 거행한다' '업무총괄은 이광재 산자부위원'으로 적시돼 있다.

"허 박사가 그런 방향으로 얘기해서 적었다. 지금 생각하면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었는데 허 박사가 내게 신빙성 있게 보이려고 그렇게 말한 것 같다. 보도를 보면 (허 박사가) 말을 바꾸는데 안타깝다."

-그의 말을 확인하고 서류를 만들어야 했던 것 아닌가.

"그때는 허 박사의 이력서나 (유전개발) 경험 등을 보고 신뢰를 했을 때다. 당시에는 그를 100% 믿었다. 지금은 그게 불찰이 돼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지만…. 확인하지 않고 그 말만 믿었던 게 이 지경까지 왔다. 서류도 그래서 가볍게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그게 떠돌며 문제를 크게 만드는 것 같다."

- '정책심의자료 관련 자료정리'라는 문건에는 '국정원.외교통상부.건교부.통일부 등이 비공식적으로는 양해가 되어 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허 박사의 말을 필터링 없이 믿었던 잘못에서 비롯됐다."

-권광진(쿡에너지 대표)씨는 본지 기자와 만나 '이광재 의원이 처음부터 관여했다'고 말했다.

"그 근거가 뭔지 이상하다. 권광진씨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내가 보기는 지금까지 그 사람이 한 말은, 보도된 대로라면 상당부분 틀리다. 통화는 한 번 했다. '만나자'고 하더라. 그때가 사업 초기였다. 다시 말하지만 이 의원 부분은 그분이 외압, 하물며 '잘 봐달라'고 코멘트한 적도 없다. 권광진씨가 잘 모르고 하는 말 같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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