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24일까지 사실상 폐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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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훈 병원장 “메르스 환자 끝까지 책임”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오른쪽)이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메르스 대응을 위해 24일까지 병원을 부분폐쇄 한다고 밝혔다. 송 병원장은 “응급실 이송요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우리 책임이고 불찰”이라며 “본원에서 감염된 모든 메르스 환자 진료를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정부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재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에 대해 14일 폐쇄명령을 내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일 민간 분야 전문가에게 병원 폐쇄 권한을 부여한 지 6일 만이다. 감염병으로 인한 대학병원 폐쇄는 사상 처음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날 외래진료와 입원, 응급을 제외한 수술, 응급환자 진료를 중단했다. 입원 환자 면회도 중단됐다. 입원 환자는 837명이다. 폐쇄 조치는 24일까지 계속된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의 민관 합동태스크포스(TF) 엄중식(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에서 관리 리스트(격리대상자) 밖에 있던 사람들이 감염자가 된 경우가 절반을 훨씬 넘는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이송요원(55·137번 확진자)이 메르스 증세가 나타난 뒤에도 온 병원을 돌아다녀 다수 환자와 접촉해 폐쇄명령권을 발동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의 상황을 장악하기 위해) 메르스 상황실을 세종시(보건복지부 청사)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37번 환자는 응급실 환자를 병실로 이송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 요원은 지난 2일 메르스 증상이 시작됐는데도 10일까지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과 보건당국의 격리대상 리스트에서 빠져 있었다. 이 요원과 접촉한 환자는 164명, 의료진(직원 포함)은 52명이다. 이미 퇴원한 환자·보호자·가족 접촉자는 215명에 달한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입원 환자 중 일반 환자 619명이 원할 경우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병율(전 질병관리본부장)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내 환자를 봉쇄해 확산을 막되 군 의료진이나 농촌의 보건진료원 간호사 등을 지원하거나, 137번 환자와 접촉한 적이 없는 환자는 한 곳의 공공병원으로 옮겨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이 머뭇거리는 사이에 4차 감염 환자도 두 명 발생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가 14번 환자에게서 감염된 76번 환자(75·여·사망)를 이송했던 민간구급차 요원들이다. 이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서 나간 뒤 강동경희대병원·건국대병원으로 옮길 때 한 명(70·133번 환자)은 구급차를 운전했고 나머지 한 명(37·145번 환자)은 후송을 도왔다.

 76번 환자는 3차 감염이었고 두 환자는 4차 감염자로 분류된다. 이 두 사람은 병원 밖에서 감염된 첫 케이스다. 보건당국은 “구급차 안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커서 넓게 보면 ‘병원 내 감염’으로 볼 수 있다. 불특정 장소에서 독감이 옮는 지역사회 감염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14일 메르스 신규 감염자가 7명 추가돼 모두 145명으로 늘었다. 부산에서도 첫 사망자가 나왔다. 지난 12일 메르스 발병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던 격리대상자는 14일 842명이 늘어 4856명이 됐다.

글=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정종훈 기자 ssshin@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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