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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익 박사(84·전 동국대 총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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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천시부여지리 지리부여인화.』하늘이 주는 호기도 지리상의 이점만 못하고, 지리상의 잇점도 사람들 사이의 화목만은 못하다는 뜻으로 『맹자』의 공손축장구편에 나오는 글귀.
이 구절이 우리나라 의학계의 큰별인 청람(청람) 김동익박사(84·전 동국대총장·현 대한내과학회 명예회장)의 생활훈이며 그속의 『인화』는 그의 『나의 인생, 나의 건강』을 함축하고 있는 두글자다.
『인화』는 곧 건강의 지름길이자 성공의 비결이라는 등식을 신봉하며 지금까지 실천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가정이 화목하면 마음이 편안하고, 마음이 편안하면 신체의 조화가 이루어져 모든것이 안정된다며 이것은 개인은 물론 사람이 구성원이 되는 직장·사회·국가등 모든집단에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한다.
그의 『인화』의 실천은 부인 김인수여사(76)와의 지극한 부부애에서도 찾아볼수 있다. 33년 결혼이후 50년이상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지기지우」로서의 관계를 유지해 오고있다.
부부가 함께 외출할때면 핸드백은 으례 남편의 손에 쥐어져있다. 오랜세월의 내조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한 김박사의 후정이다. 그래서 친구들 사이에 「봉처가」로 불리고 있다고 스스럼없이 자신을 소개한다.
청람이 지금 살고있는 곳은 경기도 성남시 운중동. 10여년간 살던 수원근교의 칠보정사에서 1년전에 옮겨온 곳이다.
상오5시반쯤 기상해 마당에서 적당히 몸을 푸는데서 일과가 시작된다. 이어 약 30분간의 좌선에 들어간다.
새벽좌선은 자신을 무아무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정신수양법으로 30여년간 실천해 오고있다고 말한다.
하오 4시쯤이면 부인과 함께 앞산을 한바퀴 돌고 온다.
석양을 받으며 논두렁길을 걷는 노부부의 모습은 이제 이동네의 명물이 되었다고 한 측근이 일러준다.
음식은 기름기만을 빼고는 특별히 가리지는 않으며 술은 저녁때 반주로 맥주 한두잔을 든다. 담배는 45년 부인의 엄포로 어쩔수없이 끊었지만 당시의 결단이 현명했음을 훨씬뒤에야 알게되었다고.
그는 1주일에 3∼4일은 서울나들이를 한다. 매주 월요일의 한양로터리클럽주회를 비롯, 대한내과학회·대한소화기병학회의 평의원회·논문심사등에 참석하거나 인의회등 각종 친목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사회에 봉사하며 여생을 보내겠다는 청람은 흔히 나이들면 온갖 욕심에 사로잡히기 쉬우나 자신은 과욕하지 않고 청담한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고있다고 덧붙인다. 글 신종오기자 사진 최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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