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문교의 학원대책|문공위보고 내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최근 일부 대학가에서 도를 넘는 폭력사태가 방생하고 있고, 이로 인해 일반시민의 일상생활과 생계에까지 막대한 지장을 초래케 하고 있는데 대해 문교행정 책임자로서 의원님들과 국민 여러분에게 송구스런 마음 금할 수 없읍니다.
그동안 일부 대학의 학원소요는 날이 갈수록 과격화의 길을 걸어왔고, 특히 최근 일부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사태는 우리 모두에게 깊은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대부분 학내연좌, 농성에 그쳐왔던 학원소요는 2학기에 들어서면서 교문진출 기도와 투석행위로 시작해 일부 극렬 학생에 의한 기물파괴, 교직원 폭행등 각종 난동사례가 잇달아 일어남으로써 일부 학원이 황폐화의 길을 걸어 왔읍니다.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으나 그 동안 발생한 학원의 자율파괴 실상은 매우 심각한 것이라고 아니할수 없읍니다.
숙직 교직원을 칼로 위협하고 총장실에 난입해 기물을 파괴하고 공문서를 탈취했으며, 시위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타 대학의 기념식장에 들어가 교수와 일부학생을 집단폭행하였고, 급기야는 대낮에 학원내에서 일반시민을 감금하고 린치와 고문을 하는 등 도저히 그냥 보아 넘길 수 없는 범법행위를 자행하고 있읍니다.
특히 지난 11윌3일 학생의 날 전후에 있었던 일부 극렬 학생들에 의한 연합시위는 그 도를 지나쳐 학원만을 무법지 대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일반 시민에까지 큰 불편과 불안감을 일으키게 했읍니다.
본인은 대학의 소요가 일반시민들에까지 큰 불편을 일으키고 대학의 불안이 사회의 불안으로 연결되어 가고 있는 이러한 시점에서 국민여러분과 대학인 여러분에게 학원이 결코 치외법권 지대가 아니며 그렇게 되어서도 결코 안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범법행위가 있을 때에는 학내외를 막론하고 치안당국이 사회질서유지 차원에서 간여하는 것은 책임있는 정부로서 마땅히 취해야할 기본적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의 자율화 정책을 시작하면서 우리사회가 대학에 기대했던 최선의 것은 지성의 힘에 의한 자기관리 였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지성인다운 판단과 이성적 행동이 대학의 앞날과 우리사회의 앞날을 보다 밝게 해 주리라는 확신 때문이었읍니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우리의 기대는 일부 과격학생의 난동과 폭력에 의해 무너져 버릴지 모르는 위기에 직면케 된것입니다.
우리가 학원자율화를 위해 공권력의 지원을 최대한 억제키로 한 것도 대학이 지성에 의한 자기관리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또 그것을 뒤에서 지원하려는 것이지 이미 대학의 학내질서가 완전히 파괴되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대학의 기능이 마비되었다면 마땅히 공권력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본인은 굳게 믿고 있읍니다.
공권력의 지원을 주저해 공부하려는 다수 학생들의 면학이 불가능해지고 인근 시민의 일상 생활과 생계가 위협받으며, 나아가 사회불안이 조성되는 것을 그냥 방치한다면 그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라고 믿고 있읍니다.
본인은 이런 의미에서 대학의 자기관리능력이 한계에 부닥친 상황하에서도 공권력의 지원요청 등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하지 않음으로써 학내질서와 사회질서 유지에 심각한 지장이 있다고 판단될 때에는 문교부장관이 치안당국에 공권력 지원을 직접 요청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본인은 대학인들에게 학내폭력이 난무하여 심각한 사회불안을 야기 시키거나 대학이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자기관리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는 경우에는 대학관리자의 책임을 묻겠다는 점을 확실하게 밝히고자 합니다.
대학자율의 전제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학원의 안정이고 이는 대학인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법과 질서를 유지해 나갈때만 얻을수 있는 열매인 것입니다. 대학이 학내의 심각한 불법행위로 자율화의 기본구조가 파괴되는 것을 보면서도 이를 방치한다면 이는 이미 자율화의 포기라고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랜 세월 타율속에 안주해온 우리 대학들이 완전한 자율의 열매를 맺기까지는 어렵고 험난한 시련을 반드시 겪어야 합니다.
오늘 본인은 우리의 자율화 정책이 계속된 폭력사태로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다는 인식 하에 대학자율화를 보다 확실하게 보호하고 이를 방해하는 요인들을 제거하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말씀드립니다.
또한 전 대학의 총·학장님과 모든·교수님들이 지금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왔습니다 마는 앞으로도 더욱 학원자율화의 값진 결실을 맺게 하기 위하여 배전의 노력과 교육자로서의 책임을 다하여 주실 것으로 확신하여 마지않습니다.
이 같은 방침으로 대학자율화 정책을 보다 확고하게 뿌리내리고 빠른 시일 내에 정착시켜 우리의 대학들이 국제적인 수준에서 연구하고 생산하는 대학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협조를 당부 드립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