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 확산…한국 방문 '주저주저'

미주중앙

입력

한국에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한국 방문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려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지난 1일(한국시각) 한국의 경복궁의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메르스를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관광지를 둘러보고 있다. [AP]

한국 방문을 준비 중인 한인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한국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따른 사망자가 2명이나 발생했고, 첫 3차 감염자가 나오는 등 공포가 확산되자 한국행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려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30대 주부 박유정씨는 여름방학을 맞아 자녀와 한국을 방문하려다 취소했다. 박씨는 "아이들이 어린데 혹시 감염될까 두렵다"며 "친정에도 가고 아이들과 좋은 경험을 가지려 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미 한국 항공권을 구매한 한인들은 메르스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영수씨는 "몇 달 전부터 준비해왔지만 사태가 악화되면 취소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L모씨는 "며칠 뒤 한국 출장이 잡혔는데 메르스 공포 때문에 찜찜하다"며 "회사에는 이야기하지 못하겠고 … 솔직히 가고 싶지 않다"고 불안해 했다.

한인 여행사와 항공 업계는 이번 메르스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직까지 메르스 발생에 따른 항공기 탑승률, 예약률 하락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업계는 "휴가철의 길목인 6월에 메르스 논란이 빨리 진정되지 않으면 본격적인 여름휴가 성수철을 한꺼번에 날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겨우 개선되기 시작한 수익률이 다시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아주관광 박재능 팀장은 "아직 항공편을 취소하는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해당 부서에서 사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삼호관광 조응명 상무도 "이번 주말을 고비로 생각한다"며 "성수기가 다가오는 만큼 승객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의 김정학 LA부지점장은 "아직 한국 본사로부터 특정한 방침이 내려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 특정 예약이 빠지거나 목적기를 바꾸는 등 흐름이 파악되지 않고 있지 않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2일(한국시각)까지 메르스 감염자는 25명으로 집계됐고 이중 2명은 급성 호흡부전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메르스 환자와 접촉해 격리된 사람이 129명에서 682명으로 급증했고 이 중에는 3차 감염자도 포함됐다.

이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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