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용 낙후 여전…돋보인 지방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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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상의 향방은 예술 그 자체의 내용이나 수준에 의해서 뿐 아니라 심사위원 구성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예술계에서 폭넓게 통하는 상식이(?)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이 올해의 제6회 대한민국 무용제 입상자 발표였다
문예진흥원주최로 전국 10개무용단이 참가하여 지난 11∼26일까지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던 이번 무용제는 그 어느해보다도 지방세가 강했다 (참가단체 10개중 3개단체가 지방).
이미 보도된대로 대상 수상작『홰』는 정재만씨 (서울 세종대교수)와 함께 부산의 김현자씨(부산 예술대교수)가 공동으로 제작한 작품 5개의 개인상중 음악과 미술상을 제외하고 가장 중요한 안무상은 광주의 송준영씨 (조선대교수 참가작『바다는 바다는 울고 있드라』)가 차지했다.
연기상 또한『고려장』을 출품한 이리의 이길주씨(원광대교수)가, 「발레블랑」의 문애령씨(참가작『수레』)와 함께 받았다. 이러한 사실은 아직까지의 무용제의 입상을 서울의 무용단이 휩쓸다시피 한것에 비해 긍정적으로 『지방무용단의 수준향상』이라고 받아 들일수도 있다는 것이 무용평론가 조동화씨의 얘기.
그러나 박용구 김백봉 육완순 서정자 김상규 황무봉 엄영자 7명의 심사위원중 3명(김상규 ·황·엄)이 지방에서 활약하고 있는 무용인이라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무용계의 중론이다.
대상 수상작『홰』는 종래의 한국무용이 대체로 주제가 추상적이었던것에 비해 암탉과 수탉의 갈등관계를 통해 인간의 갈등을 그려 단순하고 명료한 주제를 선택하여 크게 관중에 어필했다는 것이 박용구씨의 얘기다.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출품작이 춤을 통해 무엇을 얘기하고자 하는 주제가 선명치 못하다는 것은 한국무용·발레·현대무용 모두에 공통되는 얘기지만, 특히 한국무용쪽이 뒤쳐져 있다는 것이 대부분 심사위원들의 얘기다.
현대무용은 그 어느 부문보다 주제의식·연기력이 뛰어났으나, 이미 수상자들이 많아 입상자에서 제외되었다. 발레쪽은 특별히 테크닉의 향상이 두드러졌는데 연기상을 받은 문애령씨의 경우를 특히 꼽을 수 있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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