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탁구 흔들리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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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탁구가 흔들리고 있다. 중공의 벽은 여전히 높고 북한 일본은 더 강해져 위협을 주고있다.
12년만에 아시아무대에 복귀한 한국남녀팀의 성적은 단체전 남자4위 여자3위. 이제까지 5전전승을 거두어온 여자팀이 북한에 첫 패배를 당했다.
개인전에서도 여자개인복식의 양영자-윤경미조의 준우승, 남자개인복식의 김완-김기택조가 4강에 진출한 것으로 만족해아만 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동경세계선수권대회이후부터 중공코치를 초빙, 훈련을 받아왔다. 대회직전 3개월동안은 중공전지훈련을 통해 중공식 탁구를 몸에 익혔다. 여자팀은 세대교체와 함께 공격적인 플레이가 주류를 이루었다. 수비형인 김경선·방춘덕등이 주전이 될 것으로 믿은 한국여자팀은 커트에 대비한 훈련을 해왔다가 북한의 신예 이분희의 날카로운 드라이브스매싱에 허를 찔렸다.
한국탁구는 지난번 뉴델리 아시안게임이후 슬럼프에 빠진 느낌이다. 체력과 정신력이 뒤진데다 한명이라도 확실한 선수가 없었고 에이스 양영자와 김기택도 각각 간염과 부상으로 훈련이 부족, 페이스가 흔들렸다.
그러나 한국탁구의 먼 장래를 생각하면 이번의 참패가 약이 될 수도 있다. 탁구가 정식종목으로 첫 채택되는 88올림픽까지는 4년의 세월이 남아 있다.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탁구인 전체의 의견을 모으고 대책을 세워나가면 현재의 부조를 극복,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이번 ATTU(아시아탁구연합) 가입은 외교의 큰승리였다. 경기에서 잃은 것을 외교로 어느정도 커버한 셈이다. 이를 계기로 해외교류와 정보에 힘써 중공탁구를 철저히 분석하고 그에 대비한 기술개발과 지도자양성·주니어육성 등에 힘써야 할 때다. <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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