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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노른자 땅’ 잠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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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경기도 일산신도시 안에 4000가구가 넘는 복합단지촌이 들어설 킨텍스와 한류월드 부지. [사진 한화건설]

31일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에 있는 킨텍스 꿈에그린 견본주택. 이른 아침부터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100m가 넘는 긴 줄이 만들어졌다. 30여 개의 상담석은 빈 자리 없이 북적거렸다. 지난달 29일 문을 연 이곳엔 이날까지 4만여 명이 다녀갔다. 서울 은평구에서 왔다는 직장인 강현국(44)씨는 “일산신도시 외곽이 아닌 중심지역에서 20년 만에 브랜드 아파트가 나온다는 말을 듣고 찾아왔다”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 속 ‘새로운 복합신도시’에 주택 수요자의 관심이 쏠린다. 일산 킨텍스(한국국제전시장)와 인근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 부지다. 지하철 3호선이 가깝고 각종 문화·쇼핑시설·테마파크가 인접해 일산의 ‘노른자 땅’으로 불린다. 이곳에 4220가구 규모의 신흥 주거촌이 만들어진다. 피데스개발 김승배 사장은 “문화·상업·주거시설이 잇따라 조성되면서 그동안 주춤했던 이 지역의 발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건설이 분양 스타트를 끊는다. 이 회사는 킨텍스 1단계 C2블록에서 복합단지 1880가구를 분양한다. 이 단지 외 킨텍스 부지에 추가로 공급 예정인 아파트가 없어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형인 84㎡형(이하 전용면적)이 전체의 75%(818가구)다. 최고 49층으로 지어져 일산호수공원과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이 단지가 들어서는 C2블록은 당초 개발사업이 지지부진해 장기간 방치됐던 땅이다. 2012년 주거시설을 늘리는 쪽으로 용도가 변경돼 시행사에 팔리면서 개발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킨텍스 옆 한류월드에서도 분양물량이 나온다. 한류월드는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가 고양시 대화·장항동 일대(99만여 ㎡)에서 추진 중인 도시개발사업이다. 2017년 준공을 목표로 한류를 소재로 한 ‘K-컬처밸리’를 비롯해 대중문화 중심지·관광단지로 개발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 복합시설용지 M1~M3블록을 따낸 현대건설·포스코건설·GS건설은 2038가구를 선보인다. GS건설 남무경 건축기획담당 상무는 “아파트를 판상형(일자 형태) 위주로 지을 계획인데 이르면 12월 분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스산업도 M4블록에서 302가구를 내놓는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공공택지여서 분양가는 주변보다 높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 킨텍스 꿈에그린 분양가는 주변 시세와 비슷한 3.3㎡당 1410만원대다. 다른 단지들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분양이 비교적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 새로운 평면이나 설계로 무장했고 거주하면서 쇼핑을 할 수 있는 ‘원스톱 라이프’가 가능하다. 일산에 있는 아파트가 대부분 낡아 새 집으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있을 것이라고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들은 본다. 일산에는 1993~1996년에 입주한 아파트가 많다.

 교통 호재도 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이 2022년 개통한다. GTX가 뚫리면 서울 삼성역까지 2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이 덕에 이 일대 아파트값이 회복세다. 대화동 대화7단지 양우와 8~10단지 현대 84㎡형은 올 들어 2000만~3000만원가량 올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분위기에 휩쓸려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김은경 삼성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일산 부동산시장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GTX가 개통될 때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한 서울 도심·강남 접근성은 좋지 않다”며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청약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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