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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률 79% 낮춘 간암 치료제 시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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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간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크게 늘린 면역세포치료제가 국내에서 개발돼 시판된다. 이 약은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정훈·윤정환 교수팀과 녹십자셀이 개발했다. 간암 환자의 혈액(120㎖)을 뽑아 청정 실험실에서 2~3주 배양해서 만든다. 이 과정에서 ‘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CIK)’가 다량 증식하면 환자에게 다시 투여한다. 1회 주사에 64억 개의 면역 세포가 주입돼 몸에 남아 있는 간암 세포를 공격한다.

 이 교수 팀은 서울대·삼성서울 등 5개병원의 간암 환자 230명을 대상으로 3차 임상시험을 했다. 간암 진단을 받고 수술·고주파열치료 등으로 종양을 제거한 환자들이다. 115명으로 나눠 한 그룹은 면역세포치료제를 주사하고 나머지 그룹은 투여하지 않았다.

 그 결과 암이 재발하지 않고 생존하는 기간이 비투여그룹은 30개월인 반면 투여 그룹은 44개월로 1년 2개월 길었다. 투여그룹의 2년 내 간암 재발률이 비투여그룹에 비해 37% 낮았다. 4년내 사망률은 79% 떨어졌다. 이 치료제는 녹십자셀이 제조해 판매한다. 이 회사 백창욱 부장은 “소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한 경우는 있지만 이번처럼 많은 환자를 상대로 3상 시험까지 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치료제는 16회 맞아야 한다. 한 번 맞는데 약 500만원이 든다. 건강보험이 안 돼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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