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슈뢰더, 아직 '냉전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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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건설 3백주년 기념행사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6개월 만의 갑작스러운 만남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전으로 사이가 틀어졌던 두 정상 간의 냉기류는 여전하다.

부시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재한 만찬에서 슈뢰더 총리에게 "잘 지내죠"라고 인사를 건네자 슈뢰더 총리가 "네"라고 답했다고 독일 관리들이 전했다.

두 정상은 개인적인 말을 몇 마디 더 주고받은 뒤 부시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테이블에 합석했으며, 슈뢰더 총리는 로마노 프로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테이블로 갔다.

외교 소식통들은 "두 정상은 이라크전으로 관계가 악화돼 1~3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G8 정상회담 이전에 만나리라고 생각지 않았는데 뜻밖이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에비앙 G8 회담에서 독일과 함께 반전 3축이었던 프랑스.러시아 정상들과는 단독 회담을 할 예정이나 슈뢰더 총리와는 개별 회담 일정을 잡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반전 기류를 선거에 이용한 슈뢰더 총리에게 '괘씸죄'를 적용, 지난해 캐나다의 G8 정상회담에서도 슈뢰더 총리와는 단독 회담을 하지 않았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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