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가려움 긁어준 게 '최고'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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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금융상품의 인허가부터 폐지까지 속속들이 꿰고 있는 금융감독원이 뽑은 최고 상품의 요건은 무엇일까.

금감원이 내놓은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고도의 기법으로 무장한 상품보다 투자자들의 고민을 풀어주는 상품이 최고라는 것이다. 10일 금감원은 은행.증권 등 5개 부문별 총 10개 상품을 2005년 최고의 금융 신상품으로 선정했다. 금감원은 2001년부터 매년 독창성과 판매액 등을 감안해 우수 상품을 선정.발표해왔다.

운용사 부문에선 칸서스자산운용의 '칸서스하베스트 적립식주식투자신탁 1호'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상품은 투자 기간이 늘어날수록 보수가 적어진다. 보수 부담 때문에 장기 투자를 망설였던 투자자들의 고민을 덜어준 것이다. 1000만원을 5년간 투자할 경우 이 펀드의 누적 보수는 67만원으로 일반 펀드(13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교보.한국.신영 투신이 공동 개발한 '징검다리 혼합투자신탁'은 우수상을 받았다. 이 펀드는 6개월마다 목표 수익을 정한 뒤 주식.채권 투자를 해 목표를 달성하면 자동으로 안전 자산으로 전환한다. 단기 수익을 실현하고 싶거나 미리 목표를 정해놓고 돈을 부은 투자자가 굳이 환매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증권사 부문은 테마주에 집중 투자하는 '현대 테마펀드 시리즈'와 공모주 투자로 특화한 대우증권의 '마스터랩 공모주투자형'이 선정됐다. 이기동 현대증권 마케팅부장은 "이미 만들어진 펀드를 고객이 고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 창구에 접수된 고객의 요구를 바탕으로 상품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생명보험 부문에서도 고객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상품들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삼성생명의 '무배당 삼성기업 보장 플랜 보험'은 기업의 재무 능력에 따라 종업원의 재해 보장 범위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또 금호생명의 '무배당 스탠바이 실버케어보험'은 보험 가입이 어려운 50대 이후 장.노년층이 건강 보험에 들 수 있도록 배려했다.

어린이.운전자 사고를 한꺼번에 보장받을 수 있는 가족전용보험(현대해상 퓨전 종합보험)과 24시간 인터넷 가입이 가능한 보험(쌍용화재 e유 다이렉트)의 편리성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은행 상품은 중소기업이나 개인을 대상으로 환율 변동 위험을 관리해 주는 외화 대출 및 예금 상품이 1, 2위를 차지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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