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정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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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사람에게 정원을 빌려주면 멀지 않아 황무지를 남길것이요, 같은 사람에게 모래밭의 소유권을 주면 그는 멀지 않아 그 땅을 정원으로 가꿀것이다』
「조지·길더」는 이와같은 서양옛말로 그의 저서『기업의 정신』의 서두를 잡고 있다.
그는 자본주의체제 아래서의 경제란 「애덤·스미드」가 주장한「보이지않는 손」에 의해서가 아니라 실은 거의 종교에 대한 신앙심에 비견할 만한 기업가들의 독창력과 집념에 의해 움직여 나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기업가를 『자본주의 사회의 잊혀진 영웅』이란 칭호로 부르고 있다. 그는 비슷한 맥락에서 자본가는 시장의 도구 아닌 창조자이고, 기회를 뒤쫓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창출하는 사람들이라고 칭송한다.
이런식으로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하는 기업가에게 사회는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도 주장한다.
이책은 모래밭 하나 갖고 시작해서 맥도널드 햄버거 연쇄점에 감자를 독점공급, 거부가 된「J·R·심플로트」, 일본 소니전자회사의 「모리따·아끼오」, 나치스 점령하에서 거부가된 유고의 「밀로스·크로프와」등 기발한 아이디어로 자수성가한 입지전적 인물들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씌어져 있다.
비지니스 위크지는 서평을 통해 이 저서의 주제인 기업인의 사회적 역할에는 수긍이 가지만 기업활동을 종교의 차원으로까지 끌어 올린건 지나치다고 평하고, 특히 이책이 다룬 기업인들이 범한 윤리적 과오를 과소평가한 흠이 있다고 지적했다.
저자인 「조지·길더」는 프리랜서로서 「레이건」행정부의 초기에 「레이건」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자로 일한적도 있는 공급사이드 경제이론 신봉자다. 그는 현재 『반도체산업의 역사』를 집필중이다. <워싱턴=장두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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