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중앙일보 시조백일장 중·고등부 장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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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경복궁의 가을은
지는 잎보다 더 깊게
돌보다 더 깊게
남산을 허무는데
나무는 어디만큼에나
둥근 달을 품는가.
(2)
저 깊은 가을은
낮게 낮게 서 있고
잎은 지며 오늘의
구김살을 펴는데
나무는 아 저렇게나
흔들리며 익는다.
(3)
저기 오는 가을은
창문으로 열리고
오는 길은 오게 하고
가는 길은 눕히는데
나무는 정녕 달 속인가
먼 삽질소리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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