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대졸자 80% 이상이 다른 전공갖고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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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다시 돌아갈래.”

대학생과 대졸자 10명 중 8명은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면 지금과는 다른 학교와 전공을 선택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화 ‘박하사탕’에 나오는 설경구의 절규가 다시 들리는 느낌이다. 학교와 전공을 바꾸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취업’이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대학생ㆍ대졸자 566명을 대상으로 ‘대학 진학’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대학생 및 대졸자의 87.9%는 다시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면 지금과는 다른 학교와 전공을 선택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학교나 전공을 변경하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취업이 잘되는 학과를 선택할 것’이라는 답변이 26.4%로 가장 높았다. ‘적성에 맞는 공부를 선택할 것이다’가 23.6%로 그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좋은 조건의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서(22.4%)’,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서(13.5%)’, ‘더 좋은 학습 환경에서 공부하고 싶어서(13.2%) 등의 순이었다.

특히 ‘대학에 진학한 것을 후회한 적이 있는지’를 질문하자 61%가 ‘그렇다’고 답했다. ‘대학진학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답한 이들은 39%였다. 대학 진학을 후회하는 이유로는 ‘대학에서 배운 것들이 막상 취업이나 실무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답변이 응답률 63.8%(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학 졸업장이 더 이상 경쟁력이 있지 않아서’가 응답률 37.1%로 그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고졸 채용이 증가하는 추세여서(18%) ^갈수록 비싸지는 등록금 때문에(16.2%) ^제대로 된 학문을 배울 수 없어서(14.5%) ^갈수록 취업사관학교처럼 변질되어서(9.6%) ^인원제한, 학점경쟁 등 듣고 싶은 수업을 들을 수 없어서(4.9%) 등의 의견도 있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취업준비생 임재빈(27)씨는 “관련 전공을 살려 취업하는 것이 어려운 데다 고졸채용까지 늘어나다 보니 대학에 진학한 걸 후회한 적도 있다”며 “특히 재수생 시절 이공계에서 인문계로 전과해 대학에 진학했는데, 인문계보다 비교적 취업이 잘되는 이공계 친구들이 부러울 때도 있다”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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